아기 울음 소리가 줄면서 유아동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매월 발표되는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는 것과 비례해 역대 최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유아동 패션 기업도 늘고 있다. 경영난에 시달리다 회생절차를 밟는 업체까지 등장할 정도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인구동향’을 보면, 올해 1월 출생아 수는 3만 300명으로 1년 전보다 6.2%(2000명) 줄었다. 1월 기준으로 월별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81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자 통계청은 ‘장래인구특별추계 결과(2017~2067년)’를 발표해 올해부터 사망자수가 출생아보다 많아지는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6년 발표한 인구추계에서는 인구자연감소가 2029년 시작된다고 예측했으나 이보다 10년 앞당겨 올해부터 시작된다고 발표한 것이다.
출생아 수가 가파르게 떨어지자 경영난에 시달리는 유아동 패션 기업이 속속 등장했다. ‘트윈키즈’로 알려진 아동복 업체인 참존글로벌워크는 이달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13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고 19일 첫 심문기일을 연 후 25일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공고했다. 1999년 설립된 참존글로벌워크는 트윈키즈뿐 아니라 아가타(AGTHA), NFL키즈, 오토풀(OTOFULL)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6년부터 매출액 감소와 영업손실을 기록하다 2017년 자체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은 뒤 지난해 회생절차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1년 만에 다시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아가방컴퍼니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144억 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제로투세븐 역시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392억5466만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억 8230만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들 업체뿐 아니라 해피랜드코퍼레이션, 파스텔세상, 제이씨물산, 한세드림, 꼬망스 등 유아동 패션 기업 가운데 2017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상승한 곳은 한세드림과 꼬망스 두 곳뿐이었다.
이같은 매출 부진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출생아 수가 줄면서 유아동 패션 기업 제품에 대한 수요가 절대적으로 감소했다”면서 “여기에다 온라인 판매 채널이 확대되면서 해외 SPA 브랜드의 아동복 라인업이 확충되고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로 눈을 돌린 것도 매출 부진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유아동 업계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매출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제로투세븐의 토들러 키즈 패션 브랜드 ‘포래즈(FOURLADS:)’는 다음 달 5일부터 단독 온라인 몰인 ‘포래즈몰’을 공식 론칭한다. 제로투세븐 관계자는 “패션 시장 고객의 주요 소비 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온라인 패션 시장이 매년 20~30%씩 증가하고 있어 고객의 소비 채널 및 패턴을 반영해 포래즈몰을 론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대형 할인 행사를 펼치는 업체도 눈에 띈다. 아가방앤컴퍼니는 이달 NC백화점과 손잡고 출산용품 및 유아복을 최대 80%까지 할인하는 ‘우리아이 페스티벌’을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