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그룹이 신문용지업체 전주페이퍼와 국내 1위 골판지 회사 태림포장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제지업계 인수합병(M&A)’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솔제지는 18일 태림포장 및 전주페이퍼 인수 추진설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사업확장을 위해 해당 업체 인수를 포함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솔제지의 태림포장 인수설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태림포장과 전주페이퍼 등의 투자운용사가 회사 수익성이 극대화된 효과를 누리기 위해 올해 태림포장과 전주페이퍼 매각에 나설것이라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결국 최근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한솔제지가 전주페이퍼와 태림포장을 인수하기 위해 삼성증권을 자문 주관사로 선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이날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한솔제지가 인수전 참여의사를 공식화하면서 기정사실화 됐다.
다만 한솔제지는 인수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를 하고 있지만 매각 참여 방침을 이사회나 주총 등으로 확정짓지는 않았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태림포장과 전주페이퍼의 투자 운용사가 매각작업을 공식화하지 않은 만큼 증권사 자문 등 추후 인수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발을 뺄 수도 있다는 셈법이다.
한솔이 태림포장 인수에 성공하면 택배 수요 증가 등으로 급성장하는 골판지 시장에서 독보적인 국내 1위 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또한 전주페이퍼는 한솔그룹의 모태 기업으로, 명실상부 한솔제지가 국내 제지업의 독보적 1인자로 자리매김 하게 되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솔제지는 1965년 삼성그룹이 인수한 신문용지업체 전주제지에서 출발했으나 외환 위기 직후인 1998년 경영난으로 신문용지 사업 부문을 매각한 바 있다. 전주페이퍼를 인수하면 20년 만에 다시 모기업을 되찾게 되는 셈이다.
업계는 국내 최대 제지업체인 한솔제지가 태림포장과 전주페이퍼의 M&A에 뛰어든 것은 인쇄용지와 산업용지 사업의 정체기를 극복하고 종합제지업체로서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다.
현재 한솔제지는 복사지 등 인쇄용지 시장 28.1%, 식품용 포장재 등 산업용지 시장 40.7%를 점유 중이다.
한솔제지는 인쇄용지, 산업용지, 특수지 등을 전문으로 생산해 판매하는 회사다. 주요 수출 지역은 미국, 중국, 홍콩, 일본 등이며 생산량의 약 40~50% 정도를 수출하고 있다. 생산설비로 장항공장, 대전공장, 천안공장, 남원공장이 있다. 한솔제지는 한솔그룹의 모회사이며, 한솔그룹은 국내 21개사, 해외 45개사 등 66개사의 계열회사를 가지고 있다.
한편 한솔제지는 이날 감사 결과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전년 대비 75% 증가한 111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7923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