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기술 발달로 보건의료 산업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전문 인력이 턱없이 모자라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의사·간호사 등 의료인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해 의료 질 악화, 과로·스트레스 등으로 이어지고 있어 전문인력 양성이 이들의 업무 부담을 덜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의사 중심으로 고착화돼 있는 국내 의료체계상 직약 간 보이지 않는 밥그릇 싸움이 인력 양성을 가로막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의 경우 보건·의료 전문인력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의 고용전망지수 발표에 따르면 10년(2012~2022년)사이 고용율이 높은 상위 30개 직업 중 14개 직업이 의료 기술직·개인 간병인 등 보건·의료 관련 직종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직종에 대한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에는 없지만 미국에만 있는 보건의료 관련 직업은 71개에 달할 정도다.
결국 고령화, 만성질환 증가 등으로 의료비가 늘어나는 만큼 업계에선 전문인력 양성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인제대학교 보건대학원 이기효 교수는 “의료서비스의 기능 중복과 낭비, 분절화 등이 심각해지기 전에 전문인력 양성으로 의료 공급체계를 효율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직역간 밥그릇 싸움이다. 한국청능사협회가 ‘청능사 국가자격제도' 신설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비인후과학회가 전면 반대하는 등 최근 사례만 보더라도 새로운 전문인력의 진입은 쉽지 않은 모양새다.
이에 전문가들은 사회적 합의와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연복 한국산업인력공단 국제인력본부장은 “생명을 다루는 영역인 의료행위에 새로운 전문인력 진입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공급자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정부의 역할이 보건의료계의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