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도 가볍게 즐기는 시대다. 초창기 안전성과 연속흡연 기능에 중점을 두면서 다소 투박하게 출시됐던 궐련형 전자담배가 휴대성과 그립감을 높이면서 한층 슬림한 디자인으로 무장한 제품이 늘고 있다. 이들은 기존 제품 대비 1회 충전 사용횟수는 줄어들었지만 40~80g대의 가벼움과 날씬한 디자인을 무기로 시장 선점에 나섰다.
BAT코리아는 4일 ‘글로 미니’를 출시하며 궐련형 전자담배 경량화에 불을 붙였다. 앞서 지난해 10월 KT&G는 ‘릴 미니’를 선보이며 가벼운 궐련형 전자담배로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여기에 4월 중 ‘죠즈 12’가 가세할 예정이다. 경량 궐련형 전자담배 3파전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세 제품은 무게와 기능에서 다소 차이를 보인다.
경량 궐령형 전자담배 3개 제품 중 가장 가벼운 것은 죠즈12다. 죠즈12의 무게는 44g에 불과하다. 20회 연속 사용이 가능한 죠즈 20의 무게도 58g 수준이다. 가장 오래 사용 가능한 제품은 글로 미니다. 글로 미니는 경량 제품 중 85g으로 무게는 가장 많이 나가지만 그만큼 견고한 배터리를 사용, 1회 충전으로 15회 사용이 가능하다. 릴 미니는 10회, 죠즈12는 12회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릴 미니와 글로 미니가 동일한 정가 10만원이다. 그러나 할인코드를 통해 최종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은 두 제품 모두 7만원이다. 죠즈12는 내달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아직 판매가격이 정해지지 않았다.
색상은 릴 미니와 죠즈 12가 2종이며 글로 미니는 단일 색상으로 선보였다. 릴 미니는 화이트와 민트, 죠즈 12는 기존 죠즈20과 동일한 블랙과 화이트 중 선택할 수 있다. 크기와 디자인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죠즈12가 원통형 디자인으로 가로세로가 같은 사이즈라면 릴 미니와 글로는 둥글넙적한 형태로 제작됐다. 릴 미니는 기존 릴을 축소한 듯한 디자인에 슬림핏을 적용했다면 글로 역시 기존 1세대 제품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으로 가로 길이가 세 제품 중 가장 길게 구현됐다. 날씬해졌지만 제품의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한 셈이다.
제품의 정체성은 궐련 호환 여부에서도 드러난다. 릴 미니와 죠즈가 아이코스의 히츠 등과 호환 가능한 것과 달리 글로 미니는 기존 글로처럼 전용 궐련만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경량 궐련형 담배가 출시되는 배경은 올해 국내 론칭을 앞두고 있는 쥴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쥴은 USB처럼 슬림함을 앞세운 액상형 전자담배로, 미국 전자담배 시장 1위에 오른 브랜드다.
업계 관계자는 “액상형보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익숙한 소비자가 많다”면서도 “그러나 확연히 다른 디자인과 간편한 휴대성을 앞세운 쥴의 등장은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에 적지 않은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에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담배 제조사들이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