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26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에서 “전반적으로 양호한 미국 경제에 비해 주변국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특히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인 브렉시트와 미·중 무역협상의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금융 정책에서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겠다는 점도 시사했다. 그는 “미국 경제 전망이 우호적이지만 지난 몇 달간 우리의 전망과 상충하는 신호가 나타났다”면서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기존 성장세를 지지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의 소비 증가세는 제자리걸음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월 의장은 “25~54세 노동 인력이 지난 1년간 꾸준히 증가했으며, 특히 저숙련 노동자의 임금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방 재정적자에 대해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을 안정화하겠다”면서 “연준은 연방 부채가 지속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파월 의장은 설명했다. 미국 CNBC 방송은 지난 13일 집계된 2019 회계연도 1분기(2018년 10~12월) 연방 재정적자는 3190억 달러(약 356조 원)로 전년 동기 41.8% 급증했다고 전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공개된 ‘보유자산 축소 정책’중단에 대한 발언도 내놨다. 그는 “보유자산 축소 정책의 세부사항을 경제·금융에 맞춰 조정할 것”이라며 “보유자산 축소 정책을 마무리할 적절한 시점과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미국 국채와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매입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했다. 이후 미국 경제가 회복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2017년 가을부터는 보유자산을 축소하는 ‘양적긴축’으로 전환했다. 연준의 자산은 금융위기 전에는 1조 달러에도 못 미쳤으나 세 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최대 4조5000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이후 연준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다시 매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매월 최대 500억 달러의 자산을 축소했다. 현재 연준 자산은 약 4조 달러인 것으로 추정된다.
연준 의장은 매년 2월과 7월 상·하원에 출석해 증언한다. 파월 의장은 27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증언을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