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삼성생명 컨퍼런스 콜에서 모건스탠리 사라 리 연구원은 "주가를 보면 실망을 감추기 어렵다"라며 "현성철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들은 진정성을 갖고 소액 주주와 대화해 달라"고 꼬집었다. 그는 질의에 앞서 '건의'라고 어조를 누그러뜨렸지만, 내용은 '꾸지람'에 가까웠다.
2010년 증시에 입성한 삼성생명의 공모가는 11만 원이었다. 상장 당일 포스코와 현대차를 밀어내며 시총 4위(당시 22조8000억 원)에 안착했다. 신한지주마저 밀어낸 '금융 대장주'였다. 화려한 데뷔였다.
하지만 이후 행보는 달랐다. 삼성생명 주가는 9년째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2017년 13만8000원까지 치솟으며 14만 원 돌파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후 영업 환경 악화, 회계기준 변경 등으로 인해 최근에는 9만 원 선까지 밀려났다. 대장 주에서도 제외된 지 오래다. 시총 순위가 18위까지 밀려났다. 신한지주(14위)에 이어 KB금융(17위) 다음이다. 초라하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 지분율이 높아 소액주주에게 소홀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들린다"라며 "최근 2~3년 동안 주주들과 대화에 임하지 않으려는 경영진의 태도로 인해 투자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최고 경영진과 주주와의 적극적인 대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지적에 대한 삼성생명의 답은 '1위의 무게감'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김대환 경영지원 실장은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새 회계기준(IFRS17)변경과 킥스(K-ICSㆍ신지급여력제도) 내용 변경이 잦은 상황에서 업계 1위로서 확정되지 않은 계획(목표 수치)을 공개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어 "빠른 시일 내 소액주주와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