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놓은 '스마트제조 기술 수준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제조 기술 시장 주요국 6곳(한국, 중국, 일본, 독일, 미국, EU) 중 한국의 기술 수준은 5위에 그쳤다. 1위인 미국의 기술 수준은 100으로 놓으면 한국의 기술 수준은 72.3, 기술 격차를 따라잡는 데 걸리는 시간은 2.5년이었다. 꼴찌인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0.6년에 불과했다. 스마트제조는 생산 전(全) 공정에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주요 스마트제조 기술 분야 7개 중 한국은 통신과 공장운영시스템에서 선도기술을 확보했다. 이 분야 최고 선도국인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통신은 0.1년, 공장운영시스템은 1.1년까지 좁혔다. 특히 인터넷에서는 5세대 이동통신망(5G) 등 인프라와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최고 기술 보유국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스마트제조 비즈니스나 제어시스템, 플랫폼 기술에서는 선도국과의 격차가 컸다. 특히 제품개발지원시스템(PLMㆍ제품이나 공정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연계·지원하는 기술)과 컴퓨터지원기술(CAxㆍ제품 제조 공정에 컴퓨터를 활용하는 기술) 수준은 두 분야 선도국인 미국과 독일의 절반에 불과했다.
산업부는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다음 달 말 '스마트제조기술 R&D 로드맵'을 내놓기로 했다. 이번 로드맵은 스마트제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 융합, 자동차·전자 등 국내 주력산업 적용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산업부는 로드맵 수립에 앞서 산업계와 연구계 의견을 듣기 위해 이날 서울 강남구 한국기술센터에서 전문가 간담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생산시스템의 대대적 혁신은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 조건이며 이를 위해 국내 스마트제조기술 고도화・자립화 등 스마트 제조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건수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산업부가 2019년도에 대표 스마트공장 확대, 수요자 맞춤 스피드공장 신규 구축・운영 등을 추진 중이나 스마트제조기업의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기에는 지원 사업*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번 로드맵을 계기로 대형 R&D 사업을 기획・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