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국민연금 기금운용, 장기 안전성ㆍ수익률 제고해야”

입력 2019-01-31 14:55 수정 2019-01-3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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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이 기금을 운용하면서 연간 실적에 연연하지 말고, 장기적인 계획으로 안전성과 수익률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지난해 미중 무역 분쟁과 통화 긴축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약세를 나타내며 연간 기금운용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예상되고 있다. 기금운용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기동민 의원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 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기 의원은 “국민연금기금의 운용 목적은 연금재정의 안정성 유지에 기여하고 주어진 위험수준 하에서 장기적인 기금 운용수익을 최대화하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과도한 수익률 지적은 기금운용의 독립성까지 훼손할 우려가 있다”면서 “기금운용 단기 수익률 중심의 논쟁은 재정안정화 방안 논의에 큰 도움을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원종현 국민연금연구원 부원장은 “기금운용 수익률 제고에는 초과 위험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원 부원장은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높은 위험을 감내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며 “국민연금기금은 수익 제고를 위해 위험자산 비중을 높여왔고 이러한 방향은 향후에도 지속될 예정이다. 위험을 적절히 완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산의 다변화 노력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국민연금은 장기투자자로서 단기성과에 집중하기보다 가급적 장기적인 성과로 바라봐야 한다”면서 “그동안 성과는 해외 타연금 대비 과하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벤치마크 대비 성과는 지속적으로 개선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토론에 참석한 안광원 카이스트 교수는 “국민연금의 2001~2017년 수익률 변동성은 3.10%로 주요 6개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 기간 미국 캘퍼스 12.00%를 비롯해 일본 6.39%, 네덜란드 9.49%, 노르웨이 10.68% 등으로 비교됐다는 설명이다.

안 교수는 “2017년 기준 국민연금은 해외 주요 펀드와 비교해도 높은 위험 대비 수익률(sharpe ratio)을 달성했다”며 “다만 포트폴리오 내 위험자산 비중 증가로 수익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초과 위험에 대한 국민의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좌장으로 사회를 맡은 이준행 서울여대 교수는 “수익률 변동성이 적어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비교 기간에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이 들어갔다”며 “비교 대상인 해외 연금들은 당시 위험자산에 투자했지만 우리는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에 들어간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착시현상은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패널로 나선 박선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경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은 둔화 추세로 장기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긴 호흡에서 1년 단위 수익률을 이해하고 향후 방향을 잡는 가이드라인으로 참고해야지,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자산분배 수익률의 경우 각각 벤치마크 타기관과 비교해 아웃퍼폼했는지 장기적으로 보려면 좀 더 분석이 필요하다”며 “절대수익률로는 평가에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주수정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운영위원은 “많은 기업에 대주주로 있는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아 손실을 보면서 기금운용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며 “기금운용 의사결정 과정은 보다 투명해져야 하고, 사회책임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정목 한국노총 정책본부 차장은 “637조의 거대한 기금이 현재 국민경제 전체에 파장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 영향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며 “기금운용체계 상설화 개편 논의가 진행돼 기금위원들이 조직적으로 판단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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