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 성장세가 1년 만에 2%대로 주저앉았다. 더 큰 문제는 내용상으로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등 수출이 꺾이는 가운데 정부가 이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소비도 그런대로 유지되는 모습이다. 허나 최근 고용부진 등으로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는 형국이다. 국민 호주머니 사정을 가늠할 수 있는 국내총소득(GDI)도 7년만에 가장 낮았다.
정부소비가 물건비와 건강보험급여비 지출로 늘어 3.1% 증가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도 각각 3분기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건설투자는 비주거용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2%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장비 등 기계류가 줄었으나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늘어 3.8% 증가했다. 민간소비도 의료와 오락문화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1.0% 늘었다.
반면 수출은 반도체 등 전기 및 전자기기를 중심으로 2.2% 감소했다. 이는 2017년 4분기 마이너스(-)5.3% 이후 4분기만에 줄어든 것이다. 수입은 원유와 석탄 및 석유제품이 늘어 0.6% 증가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악화로 전분기보다 0.1% 감소했다.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유가 대비 1분기 가량 후행하는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영향을 줬다. 연간기준으로도 1.1% 성장에 그쳐 2011년(1.1%) 이후 가장 낮았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이 좋지 않았지만 3분기 폭염과 7월 시작한 지방자치단체장 임기로 이연됐던 정부 집행이 연말을 맞아 본격화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플러스로 돌아선 것도 정부역할이 컸다. 민간소비도 생각보다 꾸준했다”며 “연간 기준으로도 정부소비와 수출 증가세 확대로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