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지난해 CES나 IFA(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새로운 혁신은 없었다. 상향평준화 때문이다.
반면 기업들의 업종을 뛰어넘는 횡종연합 파트너십이 활발해지며 모빌리티와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눈에 띄었다.
◇경계를 넘는 AI = 스마트홈은 광의의 정의가 됐다. 홈을 넘어 자동차까지 아울렀다. 삼성전자는 집 안에서 자동차를 컨트롤할 수 있는 ‘디지털 콕핏’을 선보였다. ‘뉴 빅스비’가 적용된 AI 스피커 ‘갤럭시 홈’을 통해 차량의 주유 상태나 온도 등을 제어할 수 있고, 차 안에서는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집 안의 가전제품과 조명 등 IoT(사물인터넷) 기기를 쉽게 제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홈을 살펴보면, LG전자는 제품 TV 중심, 소니는 제품 오디오 중심, 파나소닉은 솔루션으로 트랜스포메이션(변화), 삼성은 커넥티비티(연결성) 중심으로 가는 경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구글과 아마존, 인공지능(AI) 두 캠프 진영의 각축전도 굳어지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은 지난해 IFA에서 발톱을 드러냈다. AI는 몇 년 전부터 소개됐지만, 지난 IFA 때부터 이를 적용한 생태계가 늘었다.
소니·하이센스·필립스·TCL 등 수많은 글로벌 TV 제조업체들이 ‘구글 어시스턴트’를 장착한 안드로이드 TV 제품들을 전시했다. LG전자는 AI TV에 독자 인공지능 플랫폼을 비롯, 올해 처음으로 아마존의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도 장착했다.
◇로봇 시대로의 진입 = CES는 본격적인 로봇 시대 진입을 알렸다. 일본은 노령사회로 인해 가사도우미 로봇을 오래전부터 꾸준히 연구했다. 반려견 콘셉트 로봇도 있다. 미국은 군사용·재난로봇을, 한국은 중소기업 위주로 육성 정책을 펼쳤다. 이런 로봇산업에 국내 기업을 중심으로 변화가 일고 있다.
LG전자는 CES에서 산업현장, 상업공간, 물류시설 등에서 사용자의 허리근력을 보조하는 ‘클로이 수트봇’을 공개했다.
지난해 초 LG전자 로봇을 총칭하는 브랜드 ‘LG 클로이’를 론칭한 이후 최근까지 △수트봇 △안내로봇 △청소로봇 △홈로봇 △잔디깎이로봇 △서브봇 △포터봇 △카트봇 등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삼성봇(케어·에어·리테일)’과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GEMS)’을 CES에서 처음 공개했다.
네이버는 △로봇팔 ‘앰비덱스’ △5G 이동통신 기술을 적용한 ‘브레인리스 로봇’ △실내용 증강현실(AR) 길찾기 기술을 적용한 로봇 ‘어라운드G’를 전시했다.
소니와 중국 일부 업체도 8K제품을 선보였지만 아직 삼성이나 LG전자가 기술 주도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돌돌 말아지는 롤러블TV를 선보여 외신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날로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현장에서 나온다.
TV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격차는 5~10년 전만 해도 2∼3년 정도 차이가 난다고 봤는데, 이제는 사실 1~2년 이하로 줄어들었다”며 “중국 기업 하이센스가 독자적으로 TV에 들어가는 칩을 만든 것을 보면 격차가 크게 줄었음을 실감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