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배송 시장이 유통업계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마켓컬리와 이마트, 롯데슈퍼, 현대백화점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시장에 롯데백화점이 참전을 선언하며 새벽 배송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 BGF리테일이 요기요와 손잡은 것도 새벽 배송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BGF가 요기요와 함께 전국 배송에 나설 경우 현재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서 이뤄지는 새벽 배송 시장이 전국으로 확대되게 된다.
롯데백화점은 11일부터 가정식 반찬 판매 업체 ‘라운드 키친7(Round Kitchen 7)’과 손잡고 고객의 기호를 반영한 맞춤형 가정식 반찬을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구독 서비스(Subscription Service)’를 제공하고, 새벽배송 서비스도 선보인다고 11일 밝혔다. 서비스 지역은 서울 전 지역과 김포, 고양시 등 경기도 대부분이다.
롯데백화점의 ‘반찬 구독 서비스’는 김치류, 볶음류, 조림류, 전류, 국류 등 약 200여 개 메뉴로 구성됐다. 기존에는 회사의 조리법대로 만든 반찬을 제공했다면, 이번 서비스는 고객이 요청하는 사항을 반영한 맞춤형 가정식 반찬을 배송한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들의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맞춤형 가정식 반찬 구독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며, “지속적으로 메뉴를 확대하고 품질 관리를 강화해 고객의 입맛에 맞는 메뉴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벽배송 시장의 원조는 지난 2015년부터 새벽배송인 ‘샛별배송’을 시작한 마켓컬리다. 이 회사는 전날 밤 11시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켓컬리는 이 서비스를 기반으로 창업 2년만에 매출이 20배 가까이 급등하며 성공했다. 현재 회원 수는 60만 명에 달한다.
곧이어 시장성을 확인한 대기업들의 시장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 이에 따라 2015년 100억 원에 불과하던 새벽 배송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00억 원 규모까지 몸집을 불렸다. 3년 만에 약 40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이같은 급성장은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구 증가 등 인구 구조 변화와 함께 가성비 못지 않게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풍조가 확산되면서 젊은 주부들 사이에 '신선한 식재료, 안전한 반찬을 배달받고 싶다'는 욕구가 커진 것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유통업계의 화두가 가격 경쟁에서 속도 경쟁으로 옮아가고 있는 것도 새벽배송 시장 성장의 배경으로 꼽힌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2월 서울 강남과 용산 등 일부 지역에서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롯데마트 역시 도입 6개월 만에 매출 주문건수와 매출액이 각각 6~7배씩 증가하며 히트를 쳤다. 5월에 뛰어든 이마트는 ‘SSG배송 굿모닝’로 영등포와 강남, 일산 등 10개 권역에서 서비스 중이다.
백화점 중에서는 현대가 처음으로 참여했다. 지난해 7월 ‘새벽식탁’을 서울 및 위례ㆍ분당 등 수도권에 도입하며 프리미엄 식품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어 8월에 현대홈쇼핑도 업계 처음으로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은 지난달 서울 서초구를 시작으로 새벽배송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편의점 업계도 팔짱끼고 구경만 할수 없었다. GS리테일은 2017년 7월 온라인 쇼핑몰 GS프레시를 통해 서울 지역에 5000여 개 상품의 새벽 배송을 시작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6월 SK플래닛의 ‘헬로네이처’ 지분을 인수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 일부에서 사업중이다.
여기에다 이날 BGF리테일은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와 손잡고 배달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헬로네이처'로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BGF리테일이 새벽 배송 시장에 직접 뛰어들 가능성도 높게 점치고 있다. 요기요는 전국 배송 서비스망을 갖추고 있어 손쉽게 전국 서비스 진출이 가능하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3월에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질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외에도 GS25와 쿠팡 등도 전국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 배송이 돈이 된다는 것은 이미 입증됐다. 수도권에서 테스트를 마친 기업들은 전국 확대를 서두를 것”이라며 “어느 업체가 전국 서비스에 먼저 진출해 선점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보통신(IT) 시스템에 기반한 물류 혁신에 힘입어 신선식품이 속도 경쟁의 핵심이 됐다"며 "전국 배송을 먼저 실현할 수 있는 물류 경쟁력이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