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와 대전, 세종 집값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반면 10명중 8명의 전문가는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26일 한국은행이 건설 및 부동산업 종사자와 은행 등 금융업 종사자, 연구원, 교수 등 지역별 주택시장 전문가 172명을 대상으로 11월15일부터 12월5일까지 설문조사해 ‘지역경제보고서(일명 골든북)’에 수록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에도 주택가격이 상승할 지역으로 경기(60%)와 대전(63.7%), 세종(63.6%)을 꼽았다. 반면 부산과 울산(각각 100%), 경남(77.8%)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주택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도 올해보다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3분의 2(66.6%)에 달했다.
9·13 대책으로 불리는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과 관련해서는 75.6%(상당한 효과 23.4%, 제한적 효과 52.2%)의 응답자가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대출규제 강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88.6%의 응답자가 효과가 있었다고 평했고, 제한적 효과(29.1%)보다 상당한 효과(59.5%) 응답 비중이 더 높았다.
‘주택시장 규율 강화’와 ‘종합부동산세 등 과세 강화’ 등도 제한적이나마 효과가 있었다고 봤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종부세 등 과세 강화는 종부세 적용 대상 주택이 적어 과세 강화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주택시장 규율 강화 역시 호가 담합, 시세 왜곡 등 적발이 어려운데다 집값 상승 요인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9·13 대책 이후 아파트 매매가격 흐름(전주대비 주간 평균 상승률 기준)을 보면 연초부터 9·13 대책 전까지 0.18% 올랐던 서울은 대책 후 이달 10일까지 0.01% 상승에 그쳐 오름세가 둔화했다. 세종도 같은기간 0.02%에서 마이너스(-)0.01%로 하락 전환했다. 반면 대구(0.05%→0.10%)와 광주(0.07%→0.12%), 대전(0.01%→0.17%), 전남(0.04%→0.08%) 등에서는 오름세가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서울과 광주 세종의 경우 개발호재와 풍부한 유동성을, 경기와 전남, 대전은 인근지역 가격 상승 등이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부산, 울산, 경남은 지역경기 악화 등이, 충남, 충북, 경북은 미분양 물량 적체 및 주택순공급 증가 등이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