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암호화폐) 이더리움이 내년 1월 새로운 업그레이드인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의 도입을 확정했다. 콘스탄티노플은 이더리움의 세 번째 업그레이드 ‘메트로폴리스(Metropolis)’ 단계 중 하위 프로젝트인 ‘비잔티움(Byzantine)’에 이은 업그레이드다. 주요 내용은 채굴 난이도의 상승을 지연시키고, 보상을 3분의 2 수준으로 줄이는 것으로 향후 급격한 공급량 감소가 예상된다.
◇내년 1월 16일 업그레이드 =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7일 개발자 회의를 열고, 콘스탄티노플을 708만 번째 블록에서 실시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더리움 관련 개발자 피터 실라기(Piter Szilagy)는 “708만 번째 블록에서 콘스탄티노플의 업그레이드 하드포크가 이뤄진다면 2019년 1월 16일(UTC 기준)을 전후해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콘스탄티노플 업그레이드에서 관심이 쏠리는 것은 채굴량 감소가 시작하기 때문이다.
현재 채굴자들은 블록당 3이더(Ether)를 보상받고 있지만, 업그레이드 이후엔 블록당 2이더로 보상이 감소한다.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전체 공급량 대비 새로 공급되는 이더의 공급 비율은 연간 7%에서 4%로 떨어진다. 이는 비트코인의 현재 공급량 증가율과도 비슷한 수준이다.
이와 함께 채굴 난이도의 급격한 상승을 일으키는 난이도 폭탄(Difficulty Bomb)은 연기된다. 난이도 폭탄이 활성화하면 채굴량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사실 콘스탄티노플은 이더리움의 테스트넷 롭스텐(Ropsten)에서 첫 테스트를 거친 뒤 10월부터 11월까지 실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10월 13일 롭스텐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업그레이드 계획이 내년 1월로 연기된 것이다.
◇공급량 감소의 시작 = 업계에선 콘스탄티노플이 내년 중 도입이 예정된 비콘체인(Beacon Chain)으로의 전환에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콘체인은 이더리움의 지분증명(PoS) 방식을 위한 첫 번째 작업으로, 현재 이더리움이 채택한 작업증명(PoW)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선 내년 3월께 테스트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여름께 메인넷이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콘체인이 도입되면 연간 공급량 증가율이 0.8%로 급격히 하락하게 된다. 현재는 7% 수준이다. 다만 비콘체인이 도입된다 해도 여전히 채굴자들이 필요하다. 채굴자는 블록당 0.6이더, 비콘체인 운영을 위한 참여자에겐 0.2이더를 보상으로 제공한다.
비콘체인에 참여하기 위해선 이더를 보증금으로 예치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보상은 연간 5~8%에 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공급량 결정은 아직 = 이더리움 재단은 총공급량이 이더리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판단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때문에 총공급량을 어떻게 정할지 결정된 바가 없다.
업계에선 이더리움 총공급량 말고도 기술 개선 여지가 많기 때문에 최종 업그레이드 단계인 ‘이더리움2.0(세레니티)’이 안착한 후에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4월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총공급량을 1억2000만 이더로 확정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다른 개발자들의 반대가 나온 것도 공급량을 제한해야 한다는 경제학적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급량 제한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성장에 따라 저장 공간은 늘어나고, 처리 효율성이 낮아지는 상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 저장공간을 빌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더 예치자들이 저장공간을 빌려주고, 이에 대한 보상을 주는 방식이 논의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홀더(보유자)들은 일종의 투자자인 셈인데, 어떤 결론이 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다만, 이더 홀더들이 보상을 받는 대신 총공급량을 제한하자고 주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