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롯데하이마트의 점포 수는 464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462개에서 2개밖에 늘리지 못했다. 5개를 늘렸던 작년에 비해서도 부진이 역력하다.
실적 역시 지체됐다. 3분기 롯데하이마트의 개별기준 누적 매출은 3조152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700억 원으로 3.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200억 원으로 2.6% 줄어들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하이마트는 미세먼지, 황사 등의 이슈로 의류 건조기와 스타일러 등 백색가전이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TV 등 대형 가전과 정보통신 매출은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16% 감소했다.
전자랜드도 신규 출점이 제자리걸음이다. 올해 11월 기준 점포 수가 117개인 전자랜드는 2015년부터 올해 11월까지 110~120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환경 관련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올해 11월까지 누적 매출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노후 매장 리뉴얼이 많아 매장 수는 크게 늘지 않았다”면서 “내년 신규 출점 목표는 20~30개 수준”이라고 말했다.
가전 양판점의 이 같은 정체 및 부진은 소비자들이 저가 제품뿐 아니라 고가 제품까지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패턴으로 소비 행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온라인쇼핑 사전제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5% 늘어난 4조1700억 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쇼핑 거래액 역시 같은 기간 31.5% 늘어난 2조1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다 해외 직접 구매가 늘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올해 10월 누적 기준 G마켓의 해외 직구 T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다. 같은 기간 G9도 6% 증가했다.
반면 비용 부담은 늘었다.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라 추가 인원 확충과 기본급 인상이 오프라인 양판점들의 출점을 제약하고 있다. 실제 올 7월 1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올 3분기 롯데하이마트의 인건비는 전년 동기 대비 58억 원(10%) 증가했다.
이에 따라 양판점의 부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성장 기조와 고가 제품에 대한 온라인 소비 확산으로 오프라인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 관련 제품의 수요 증가에도 불구, 저성장에 따른 구매력 감소로 양판점 시장은 전체적으로 정체될 것”이라면서 “특히 온라인 쇼핑몰과 직구 등이 늘수록 오프라인 점포수 확대를 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