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대표적 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한 신용카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잠자고 있는 휴면카드는 크게 늘었지만, 전체 카드 승인 건수 증가율은 둔화됐다. 여기에 카카오페이로 대표되는 간편결제 플랫폼사의 세력은 날로 확장되고 있다. 결제 시장에서 기존 카드사 점유율은 이미 하락세를 타고 있다.
6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3분기 전업 7개 카드사(신한, 삼성, 현대, KB국민, 롯데, 하나, 우리)의 휴면 신용카드는 총 640만2000장으로 1분기(590만7000장) 대비 약 50만 장(8.4%) 이상 급증했다. 업계 1위인 신한이 29.7%로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KB국민과 현대가 각각 18.7%씩 늘며 그 뒤를 이었다.
카드 승인 실적은 올해 3분기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여신협회가 지난달 발표한 3분기 승인 금액은 205조 원으로 집계됐다. 계절적 요인이 반영돼 2분기 202조 원보다 1.6% 늘었지만, 상반기 증가율 4.6%보다 줄었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도 둔화세는 뚜렷했다. 3분기 카드 승인 금액 증가율은 6.7%를 기록, 2분기(9%)보다 낮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신용카드 발급 장수는 2013년 102만 장을 기록한 뒤 증감을 반복하다가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건수는 지난해 대비 94% 급증했다. 간편결제 대표격인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기준으로 월 거래액 2조 원을 넘겼다. 총 가입자는 2300만 명에 달했다. 카드업계가 시장 포화 상태에 도달한 것과 달리, 간편결제 시장은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신용카드 사용 혜택이 줄어드는 것도 카드사 경영전략의 변수로 등장했다. ‘수수료 인하→소비자 혜택 감소’로 이어지면서 결제 시장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또 올해 신용카드 세액공제 혜택을 1년 연장했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강해 이 또한 적잖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서울시가 추진 중인 제로페이는 소득공제율 40%의 혜택을 제공될 예정이다. 이는 체크카드(30%)보다 높은 비율로 역시 카드업계에 불리한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체 결제수단 성장으로) 카드 유인요인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마이너스 통장에 연계된 각종 페이에 최대 40%의 소득공제 제공을 추진하고, 동시에 카드의 공제율을 줄이려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