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사라지는 일자리…"규제 완화로 신산업 고용 창출해야"

입력 2018-11-2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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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新산업 일자리창출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 개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가상현실(VR), 핀테크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일자리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새로운 산업분야에 유연한 규제방식을 적용해야 산업의 발전은 물론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신산업이 고용을 일으키는 순기능이 있는 대신 사라지는 일자리도 많아 미래 일자리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신(新)산업 일자리창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을 근간으로 하는 규제체계를 전 산업에 적용하고 있지만, 혁신성장이 필요한 신산업분야에는 사후규제, 네거티브 규제, 규제 샌드박스와 같은 유연한 규제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며 "기존시장 진입시 신규 플레이어의 진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최소화해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신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일자리도 늘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산업구조 변화와 함께 새로운 직업이 출현하고 있다. 김동규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장은 '4차 산업혁명과 신산업, 신직업의 출현' 발표를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결합 등 산업구조가 변화하고, 증강현실, 로보틱스 등 첨단기술 분야와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스마트국방 등 기술응용 분야에서 신산업이 등장하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빅데이터 플랫폼 운영자, 클라우드 엔지니어, 스마트팩토리 전문가, 핀테크 보안 전문가 등 신직업도 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가상현실 분야는 불필요한 규제가 해소된다면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기존 직업의 질적 제고 측면에서 일자리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학회장은 '가상현실 산업과 일자리 창출' 발표를 통해 "VR은 신직업의 창출과 기존직업의 질적인 업그레이드라는 두 측면에서 일자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VR은 일자리 대체효과보다 보완효과가 큰 기술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VR 기술을 활용한 스크린골프 시장의 경우 4800개 매장에서 약 2만5000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으며, VR 기술 활용은 스크린야구, 스크린낚시 등 다양한 스포츠로 확대되는 추세다.

위 학회장은 "과거 PC방이 IT산업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 측면 성장의 견인차가 됐듯이 향후 VR도 그런 역할이 기대된다"며 "다만 불필요한 정부규제 등이 신산업 발전을 막고 있어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핀테크 분야는 데이터 수집, 처리, 분석, 사이버보안 등 IT역량을 갖춘 인재에 대한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지선 한국P2P금융협회 부회장은 '핀테크, 고용창출 어떻게 할 것인가' 발표를 통해 “우리나라 P2P금융업체들은 직원의 약 70%가 20~30대 젊은 세대로 평균 13.2명을 고용하고 있고, 앞으로 데이터 수집․처리․분석․사이버보안 등 IT역량을 갖춘 전문인력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P2P금융은 돈이 필요한 사람이 온라인상에서 P2P 회사를 통해 대출을 신청한 다음 P2P 금융회사들이 이를 심사한 후 공개하면 불특정 다수가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식의 금융 형태를 뜻한다.

이미 선진국에선 P2P업체들이 10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랜딩 클럽(Lending Club)은 1800명, 소파이(SoFi)는 1330명, 영국의 펀딩서클(Funding Circle)은 1015명을 고용하고 있다. 핀테크 업계는 선진국처럼 고용 창출을 하기 위해선 규제가 일정 부분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P2P금융 시장에 어떠한 신규 참여자 진입을 허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규제가 필요하지만, 어떠한 안전장치와 요건 하에서 신기술을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 부회장은 "미국과 영국의 P2P업체들이 성장해 1000여 명 이상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처럼 우리정부가 적절한 규제정책을 통해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도 창출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빅테이터 분야에선 일자리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만 전문 인력의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남기흥 SC제일은행 부행장은 '빅데이터 산업의 발전에 따른 인력 수요의 변화와 개선과제' 발표를 통해 “빅데이터 기술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 반면 시장에서의 전문인력 공급은 부족하다”며 “빅데이터 인력양성과 원활한 수급을 위해서 정부는 정보보호 규제완화를 통한 산업 활성화를, 학계는 기업수요에 따른 맞춤형 교육 확대를, 기업은 빅데이터 초급인력에게 인턴십이나 프로젝트 실무기회를 제공해야 선순환 인력관리체계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다만 새로운 일자리가 등장하는 만큼 기존 일자리가 사라지는 변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성환 한국인공지능학회 학회장은 '인공지능 기술 발전과 미래 일자리 변화' 발표를 통해 “무인매장, 무인창고 등이 등장하고 있지만 산업 전반에서의 AI기술 활용도는 낮은 상황이어서 AI에 의한 일자리 변화가 아직은 크지 않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AI에 의한 일자리 대체확률이 높은 고위험 일자리가 블루칼라뿐만 아니라 화이트칼라 근로자에서도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미래 일자리 변화에 대한 꾸준한 분석과 그에 따른 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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