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6주 만에 ‘천당서 지옥’…그 5가지 이유는?

입력 2018-11-14 13:10 수정 2018-11-1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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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12거래일 연속 하락·사상 최장 기간 내림세…공급과잉·트럼프 압박·미국 산유량 증가 등

▲브렌트유 가격 변동 추이. 단위 배럴당 달러. 13일(현지시간) 종가 65.47달러.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브렌트유 가격 변동 추이. 단위 배럴당 달러. 13일(현지시간) 종가 65.47달러.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국제유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약세장 형국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특히 유가는 6주 전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후 급격히 추락하는 등 급변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24달러(7.1%) 급락한 55.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5년 9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또 WTI는 12거래일 연속 하락해 사상 최장 기간 내림세도 기록했다.

유가가 최근 미국의 대이란 원유제재를 앞두고 초강세를 보였던 것과는 정반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달 초 배럴당 76달러 선까지 치솟으며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6주 사이 약 28% 내렸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가격은 6.6% 급락한 배럴당 65.47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최근 고점 대비 20% 하락해 지난주 WTI에 이어 약세장에 진입했다.

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유가 추락 이유로 공급 과잉, 8개국 이란 제재 적용 한시적 예외, 계절적 요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 미국 셰일유 생산 증가 등 다섯 가지를 꼽았다.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산유량은 하루 평균 12만7000 배럴 증가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한 다른 회원국들의 산유량 증가 폭이 이란의 줄어든 산유량을 상쇄하고도 넘친 것이다.

여기에다 OPEC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한 전망과 아시아, 중동의 낮은 수요 증가 폭을 이유로 올해와 내년 수요 증가 전망 폭을 낮춰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이란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동시에 한국과 중국, 일본을 포함한 8개국에는 일시적 면제를 해줬다. 현재 이란산 수출길이 원천 봉쇄된 것은 아니어서 유가가 오를 이유가 없는 것이다.

계절적 요인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겨울 유지 보수를 위해 가동을 중단하던 시기가 평소보다 활발해지면서 원유 재고량이 증가했다. 축적된 원유가 수요를 웃돌면서 유가를 끌어내렸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OPEC에 지속적으로 ”감산하지 말 것”과 “유가는 훨씬 낮아져야 한다”는 등의 압박을 가한 것도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OPEC,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은 11일 석유공급이 수요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 감산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트위터에 “사우디와 OPEC이 원유 생산을 줄이지 않기를 바란다”며 “유가는 공급량에 근거해 훨씬 더 낮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원유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산유량은 지난달 마지막 주에 하루 평균 1160만 배럴로 사상 최대치 기록을 세워 공급과잉 우려를 더욱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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