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현대차는 제네시스 G90 사전계약을 개시한 전날(12일) 하루 동안 2774대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내수시장에서 1∼10월 국산 초대형 세단(현대차의 EQ900과 기아차의 K9)의 월평균 판매 대수를 합친 1638대의 약 1.7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덧붙였다.
반면 전작과 비교하면 사실상 사전 흥행몰이는 실패했다. 3년 전인 2015년 11월 첫 선을 보인 제네시스 EQ900의 경우 사전계약 첫날 4342대의 계약 실적을 올렸다. 이번 부분변경 모델 G90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가격과 디자인이 공개되기 이전이었다. 그럼에도 사전계약 4000대를 훌쩍 뛰어넘으며 시장의 기대치를 반영했다. EQ900 출시 당시도 현재와 마찬가지로 개별소비세가 1.5%포인트 인하된 시기였다. 사전계약 첫 날만 기준으로 삼는다면 G90의 계약건수가 EQ900의 60% 수준에 머물렀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풀모델체인지가 아닌, 부분변경 모델로써의 한계가 사전계약에서 드러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수출명과 차명이 통일됐고 이전과 전혀 다른 디자인을 앞세워 신차급 변화를 내세웠지만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제네시스는 사전 흥행몰이를 위해 지난 9일부터 서울과 인천, 대구, 부산에서 운영을 개시한 프라이빗 쇼룸 마케팅을 선보였으나 큰 효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작인 EQ900은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된 2016년 2만3328대가 판매돼 큰 인기를 누렸다. 반면 이듬해인 2017년에는 1만2300대로 50% 가까이 판매가 급감했다. 올해도 10월까지 6688대가 팔리는데 그쳤다. "고급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신차효과 감소 속도와 폭이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우려도 여기에서 나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 G90이 차 이름과 디자인을 크게 개선했지만 부분변경 이라는 한계 탓에 초기 붐 조성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새 디자인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만큼 차가 정식으로 출시되고 디자인이 공개되면 대기 수요가 빠르게 계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