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발전소는 6개월 간의 공사를 마치고 7월 가동을 시작했다.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은 2만5322MWh로 745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발전소는 2038년까지 20년간 운영될 계획이다.
군산 태양광 발전 사업에 참여한 박식 디앤아이코퍼레이션 대표는 발전 사업 매출이 연(年) 57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박 대표는 수상 태양광 발전 시설이 육상 시설보다 7~10% 정도 전력을 더 많이 생산한다고 말했다. 물이 열에 약한 태양광 패널의 온도를 식혀주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수면 임대료와 장학금 기부 등을 합쳐 군산시에도 20년간 80억 원의 세수가 발생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군산에 국내 최대의 수상 태양광 시설이 들어선 데는 입지 덕이 크다. 이곳 유수지는 원래 군산2국가산업단지의 수해 방지 시설이었다. 수위 조절 장치가 설치돼 연간 수위가 1m 내외로 안정적이다. 비가 내린 이 날도 수면은 잔잔했다. 또한 변전소와 가까워 전력 송출에 필요한 계통 연결도 쉽게 이뤄졌다. 덕분에 완공 직후부터 상업 운전을 시작할 수 있었다. 최근 태양광 발전 시설이 급증하면서 일부 시설은 완공 이후에도 계통 연결을 하지 못하는 일이 늘고 있다. 주변에 주택이 적어 민원도 적었다.
다만 수면에 발전 설비를 설치하다 보니 풍수해를 방지하고 생태계 오염을 막는 게 중요한 과제가 됐다. 운영사는 순간풍속 45m/s까지 견딜 수 있도록 발전 설비를 설계하고 힌지(이음새)로 시설물을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발전소는 시설 피해 없이 올 두 차례 태풍을 넘겼다. 박 대표는 발전소 설치에 따른 생태계 변질 우려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올여름 햇볕을 피하려는 고기들이 패널 밑에 가득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에게 태양광 발전 패널 처리 문제에 대해서도 물었다. 태양광 패널에는 납 등 중금속이 들어있어 일각에서는 이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를 제기한다. 이 발전소에는 패널 5만1912장이 설치됐다.
박 대표는 “튀니지에서 폐패널을 수출해달라고 요청해왔다”며 “설계 수명 20년이 다 되면 폐패널을 수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하수 내 중금속으로 인한 오염을 막기 위해 패널 세척도 상수도로만 한다”고도 덧붙였다.
군산 발전소에 이어 방문한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김필규 선임연구원도 이 문제에 대해 "태양광 패널의 90%는 재활용이 가능하다"면서도 "비용을 고려하면 (패널을) 파는 게 더 경제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튀니지 외에도 필리핀 등에서 폐패널을 수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태양광 발전의 고질적인 문제인 발전량 불안정은 군산 발전소에서도 드러났다.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한 이 날 발전소의 시설 이용률은 0.8%로 뚝 떨어졌다. 발전시간도 낮 12시(정오)까지 0.2시간에 불과했다. 사업 계획 당시 이 발전소의 발전시간은 하루 3.7시간으로 설계됐다. 다만 박 대표는 “날이 좋은 날에는 발전시간이 예상을 넘는 4.2시간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태양광 발전소 운영의 제도적인 아쉬움도 눈에 보였다. 군산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은 한국남동발전에서 1kWh당 220원에 20년간 장기매입하기로 했다. 이 단가는 물가나 태양광 발전의 경제성이 변하더라도 변하지 않는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돼 있는 고정가격제도가 아니면 은행에서 비용이 많이 드는 태양광 발전 사업에 투자를 하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군산 발전소 시공 비용 431억 원의 90%인 388억 원은 은행 등의 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조달했다.
박 대표는 지나치게 복잡한 규제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수상 태양광 설치에 필요한 절차를 도표로 보여주며 "공사는 6개월이면 끝났는데 인허가를 받는데 1년 6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24개 기관의 인허가를 받아야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