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이 부진한 흐름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최근 올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7%로 낮췄지만 그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민 호주머니 사정을 가늠해볼 수 있는 국내총소득(GDI)은 국내총생산(GDP) 성장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전망한 올 성장률 목표치 2.7%를 달성하려면 4분기 중 0.82% 이상 성장해야 가능할 전망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GDP 성장세는 2분기가 0.595%, 3분기가 0.572%였다”며 “한은 연간 전망치 2.7%를 달성하려면 4분기 0.82% 이상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부진은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2분기 연속 감소한 때문이다. 실제 건설투자는 건물 및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6.4% 감소했다. 이는 1998년 2분기(-6.5%) 이후 20년1분기(81분기)만에 최저치다. 직전분기에도 2.1% 줄었었다.
설비투자 역시 4.7% 감소했다. 직전분기에는 5.7% 줄어 2016년 1분기(-7.1%) 이후 2년3개월(9분기)만 최저치를 보인 바 있다. 운송장비는 철도차량 노후화에 따른 교체 수요로 플러스로 돌아선 반면, 기계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용장비 등 제조업 장비가 감소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반면 수출은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면서 3.9% 증가했다. 이는 1분기 4.4% 이후 최고치다. 민간소비는 전기와 화장품 등 비내구재와 의류 등 준내구재 소비가 늘어 0.6% 증가했다. 전분기에는 0.3% 증가를 기록했었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1.6% 증가했다.
특히 정부부문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민간부문은 소비와 수출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0.7%포인트를 기록한 반면 정부부문은 투자가 줄면서 0.1%포인트를 나타냈다. 다만 정부소비의 성장기여도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로 2분기 0.1%포인트에서 3분기 0.2%포인트로 소폭 상승한 반면, 정부투자 기여도는 투자집행이 지연되면서 2분기 0.2%포인트에서 3분기 -0.4%포인트로 하락 전환했다
GDI는 0.2%(전년동기대비 -0.2%)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2009년 1분기(-2.5%) 이후 첫 감소세다. 유가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원유 등 수입품 가격 상승세가 수출품 가격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며 교역조건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와 수출이 성장을 견인했다. 건설과 설비투자는 기저효과 차원에서라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조정이 계속됐다. 건설은 폭염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며, 설비는 자본재 수입이 좋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박양수 국장도 “정부의 개소세 인하 효과와 함께 정부투자도 늘 것으로 본다. 개소세는 통상 도입초기와 끝무렵에 효과가 있고, 지방자치단체 출범후 3분기 행정진영을 갖췄다는 점에서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며 “4분기 성장세는 3분기보다 좋을 것으로 본다. 지금의 성장세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유지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