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라면과 음료 등 K푸드의 이슬람권 수출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면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처음으로 수출 상위 5개국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라면 수출 국가에 말레이시아가 수출액 1631만 달러(약 185억 원)로 처음으로 4위에 올랐다.
지금까지 라면 수출 국가들은 대개 중국과 미국, 일본 등이었으나 말레이시아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8% 성장해 지난해 수출액 1650만 달러에 이미 근접하면서 지난 2년간 4위를 기록했던 대만을 제치고 상위권 진입이 돋보였다. 농식품수출정보 관계자는 “기업의 할랄 인증 획득 노력과 한류 콘텐츠 인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말레이시아 수출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한국 라면의 수출액은 2014년 2억840만 달러(약 2360억 원)에서 지난해 3억8099만 달러(약 4315억 원)까지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현지 라면 시장의 경우 2015년 300만 달러에 머물던 한국 제품 수입이 지난해 1650만 달러까지 급성장했고, 그 결과 태국과 중국 등을 제치고 한국이 수입국 2위를 기록 중이다. 업계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할랄 인증을 받는 등 시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11월 말레이시아 식품 업체 마미와 합작법인 ‘신세계 마미’를 설립하고 동남아 할랄푸드 시장 공략에 나섰다. 마미는 말레이시아 라면 2위 업체로, 신세계푸드는 4월 할랄라면 ‘대박라면’을 첫 출시했다. 말레이시아 자킴(JAKIM) 할랄 인증을 받은 대박라면은 출시 이후 말레이시아에서 300만 개를 판매하며 연착륙한 뒤 국내 판매까지 나선 상태다.
이에 앞서 삼양식품은 라면 업계로는 최초로 인도네시아 ‘무이(MUI) 할랄’ 인증을 받으며 동남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음료 수출 시장에서는 인도네시아가 눈에 띈다. 그동안 국내 음료 제품은 미국과 캄보디아, 중국 수출에 강세를 보여왔으나 9월 기준 인도네시아가 1850만 달러 수출액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69%나 증가한 수치다.
삼양패키징은 7월 ‘루왁 화이트커피’가 인도네시아 무이 할랄을 받으며 할랄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삼양패키징은 2016년 루왁 화이트커피를 개발해 ODM(생산자 개방방식)으로 인도네시아 음료 업체에 공급하고 있으며 현재 월 400만 병 이상이 판매되고 있다.
팔도가 4월 인도네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획득한 어린이 음료 ‘귀여운 내친구 뽀로로’는 현지 2만9000여 개 마트에서 전체 해외 판매액의 20%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팔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전체 인구의 88%가 무슬림인 세계 최대 할랄 식품 시장”이라며 “할랄 인증을 계기로 보다 많은 나라에서 한국산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대영 기자 kodae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