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을 요구하는 중견, 중소기업의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이 주재하는 ‘규제해결 끝장캠프’가 후속 과제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중기부는 올해 4월과 7월에 각각 스마트 e-모빌리티와 의료기기 분야로 끝장캠프를 열었다. 이 행사는 중기부가 규제와 관련한 부처 실무자와 업계 관계자를 한 자리에 모아 업종·분야별 규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취지로 시작됐다. 7월 2차 끝장캠프가 열릴 당시 중기부는 1차 행사에서 ‘개인형 이동수단(PM) 도시공원 출입 허용’ 등 7개 과제를 해결하는 구체적인 성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3차 끝장캠프 개최가 계속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중기부는 소상공인, 전통시장 등 분야로 추석 전에 3차 규제해결 끝장캠프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통시장과 관련한 규제 발굴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중기부는 추석 이후로 일정을 미뤘다. 추석이 끝난 지 한 달 가까이 지난 현재, 중기부는 최소 11월쯤으로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주제는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공유경제 등으로 논의 중이다.
끝장캠프 일정이 미뤄지는 데에는 주무 부처 간 조율이 쉽지 않아서다. 예컨대 핀테크 관련 분야는 금융위원회, O2O 플랫폼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해야 한다. 이 때문에 규제를 발굴해 주제를 선정한다 하더라도 해당 부처와의 협의와 실무자 일정 조율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부처 간 조율이 미흡해 지난 2차 끝장캠프 때는 나흘 뒤 인사이동을 하는 전담 공무원이 실무자로 참석한 해프닝도 있었다. 당시 식약처의 실무자로 나왔던 이성희 의료기기허가심사팀장은 행사 나흘 뒤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기술서기관으로 발령이 났다. 현장에서 이 서기관과 향후 일정 조율을 하기로 했던 한 의료기기 스타트업 대표는 허탈함을 토로했다. 그는 “이런 식이면 규제개혁 끝장캠프가 아무리 많이 열린다고 해도 소용없는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중기부는 “식약처의 해당 과에서 행사 취지에 적합한 실무자를 보낸 것”이라며 “인사를 앞두고 있었던 것까지 우리가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홍 장관 취임 이후 처음 시행되는 행사인 만큼 미흡한 점이 있다”며 “이를 보완해 내년에는 정기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중견 기업계는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의 최우선 과제로 ‘규제 개혁’을 꼽았다. 18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밝힌 의견조사에서 응답 중견기업의 37.7%가 규제개혁을 2기 내각의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의견조사는 중견기업 446개사를 대상으로 지난달 10일부터 28일까지 시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