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38년 만에 전면 개편한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의 국회 논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기업 활동 위축 우려 등 개정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야당이 향후 심의 과정에서 개정안을 면밀하게 따져 볼 것이라며 공정위를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15일 열린 국회 정무위의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일자리 및 소득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삼성 등 대기업의 지배구조를 바꾼다고 해서 우리 경제가 크게 발전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정위가 대주주의 배임. 횡령, 사익편취 문제로 개정안을 마련한 것인데 이는 행태의 문제이지 지배구조 개선과 상관이 없다”면서 “개정안은 문제의식은 있으나 처방전이 잘못됐다. 앞으로 심의과정에서 면밀하게 따져 볼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주호영 의원은 “미국의 경우 개정안을 5년이란 기간을 걸쳐 마련했는데 공정위는 4개월 만에 뚝딱 만들었다”며 “공정위가 법 개정을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개정안을 통과시킬 의지가 있다면 제일 먼저 이해 관계자들로부터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의 이러한 강공 발언은 공정위가 바라는 대로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일각에서는 공정위의 오랜 숙원이었던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법 무산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 때 국회에 제출된 해당 법안은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거센 반대로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못하고, 결국 자동 폐기됐는데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공정위는 입법예고 기간에 따른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을 완료하고 법제처 심사, 차관·국무회의 등을 거쳐 올해 정기국회 중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개정안에는 공정거래법상 전속고발제 일부 폐지(경성담합),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 상장사의 소유 지분 20% 이상으로의 일원화,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 의무 지분율 요건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기업 활동을 옥죄는 법안이라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