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가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일자리 관련 추경 집행률은 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기울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강력한 주문에도 실무를 맡고 있는 해당 부처가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3분기 월평균 실업자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만2000명 늘어난 106만5000명을 기록했다. 3분기 기준으로 실업자 수는 1999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이다. 상황이 심각함에도 산업통산자원부(산자부) 및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등의 2018년 추경 예산 실집행률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따르면 중기부가 올해 추진하고 있는 추경 사업 24개 중 12개 사업의 실집행률은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시장경영혁신지원사업’과 ‘전통시장 주차환경 개선사업’ 등 전통시장 관련 사업의 실집행률은 0%로 조사됐다. 국내 중소ㆍ중견 기업의 스마트 공장 도입을 지원하는 ‘ICT융합스마트공장 보급확산사업’의 실집행률은 1.4%에 그쳤다.청년 실업 해소와 일자리 확충을 위해 추진하던 일자리 창출사업 17개의 실집행률은 34.3%에 불과했다. 청년 재직자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내일채움공제사업(인력유입 인프라 조성)’의 실집행률은 21.9%, 청년 구직자의 직무교육 및 중소기업 취업을 연계해주는 ‘기업인력애로센터 활용 청년취업 지원사업’의 실집행률은 25.9%였다.
올해 중기부의 추경 예산은 1조5651억 원이다. 이는 정부 전체 추경 예산 3조8317억 원의 40.8%에 달한다. 중기부는 추경 예산의 절반가량인 7116억 원을 창업 및 벤처 활성화에 투입하겠다고 밝히면서 5월 추경 당시 3개월 내 88%의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9월 말 기준 실집행률은 76.6%에 그쳤다.
산업부도 문제다. 지난달 27일 기준, 산업부의 일자리 여건 개선 추경 사업 7개 가운데 교통비 지원, 일자리 발굴 등 실질적 일자리 지원사업 4개의 집행률은 19.7%에 그쳤다.
중기부 측은 청년 재직자 내일채움공제사업 운영 실집행률이 저조한 것에 대해 “4만 명이 목표인데 현재 1만9000명이 공제 가입을 했다”며 “현재 추세라면 연말까지 4만 명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이며, 연말까지 실집행률이 90%가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추경 집행률이 떨어지지만 중기부의 내년 예산은 크게 늘었다. 중기부는 본예산 기준으로 올해보다 14.9% 증가한 10조1723억 원의 내년 예산안을 편성했다. 중소기업청 시절을 포함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재정 지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이며 증가율 역시 가장 높다. 특히 중소기업 인력지원에는 올해 본예산보다 218.5% 늘어난 3322억 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중기부 사업분야별 예산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추경 예산이 확정된 시점부터 빠르게 집행돼야 추경의 의미가 있는데 연말에 집행된다면 내년도 예산으로 해도 될 일”이라며 “특히 일자리 관련 부문에서 집행률이 낮은 점은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