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톺아보기]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발판 ‘글로벌 신약’ 개발 시장 노크

입력 2018-10-0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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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래 먹거리 ‘신약 개발’ 꼽으며 글로벌 제약사 도전장…다케다제약 손잡고 급성 췌장염 신약 美서 임상 1상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중심의 기존 사업에서 신약 개발로 한 단계 나아가면서 삼성그룹 미래 성장동력의 지위를 다지는 모습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제품 7종을 개발·승인 중이다. 먼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SB4’(성분명 에타너셉트)는 2016년 1월 유럽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 유럽에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가 허가받은 것은 SB4가 처음이다. SB4는 유럽에서 ‘베네팔리’, 국내에서 ‘브렌시스’로 불린다. 유럽 외에도 호주(2016년 7월), 캐나다(2016년 8월), 브라질(2017년 12월)에서 판매 승인을 얻었다.

엔브렐은 암젠이 개발해 화이자가 판매하는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로, 전 세계 매출이 9조 원 규모에 달한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전 세계 인구의 1~2%가 앓고 있는 만성질환이다.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SB2’(성분명 인플릭시맙·제품명 렌플렉시스)는 2017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이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FDA의 첫 번째 판매 승인이다. SB2는 강직 척추염, 성인 궤양성 대장염, 소아 및 성인 크론병, 건선, 건선성 관절염 등에 효능이 있다. 2015년 12월 국내 식약처 허가를 받고 2016년 5월 유럽, 같은 해 7월과 8월 호주와 캐나다에서 각각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

‘SB3’(성분명 트라스투주맙)는 초기 및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다. 3월 유럽과 한국에 출시했으며, 지난해 12월 FDA에 판매 허가를 신청해 심사 중이다. 유럽 제품명은 ‘온트루잔트’, 국내 제품명은 ‘삼페넷’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미국 임상종양학회에서 SB3 투약 완료 후 1년 추적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SB3와 허셉틴 투약 완료 환자 367명을 대상으로 6개월마다 추적 검사를 했고, 좌심실 박출률, 울혈성 심부전증 등의 심장질환을 비롯해 무사건 생존율, 전체 생존율 등을 살펴봤다. 좌심실 박출률의 감소가 나타났던 환자는 SB3 1명, 허셉틴 2명이었으며, 중대한 울혈성 심부전증 또는 심장 관련 부작용은 두 집단 모두 없었다. 24개월 시점에 측정한 무사건 생존율은 SB3 96.7%, 허셉틴 94.3%, 전체 생존율은 SB3 100.0%, 허셉틴 99.4%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SB3의 심장질환 관련 부작용이 적고 생존율이 허셉틴과 유사한 수준이란 점을 확인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미국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SB5’(성분명 아달리무맙)도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FDA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SB5의 바이오의약품 품목 허가 신청에 대한 서류 심사를 시작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품목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한다.

휴미라는 류머티즘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강직 척추염, 건선 등에 적응증을 갖고 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20조 원에 달하는 전 세계 판매 1위 바이오의약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미 유럽에서 지난해 8월 SB5의 판매 허가를 받았으며, 다음 달 마케팅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을 통해 SB5를 판매할 예정이다. 회사는 4월 SB5의 오리지널 제약사인 애브비와 특허 관련 분쟁을 합의하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유럽은 10월, 미국은 2023년 6월부터 SB5의 판매가 가능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암젠, 베링거인겔하임, 산도즈, 밀란, 후지필름 쿄와기린 바이오로직스와 5조 원 규모의 유럽 휴미라 시장을 놓고 격돌을 벌이게 된다.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SB8’(성분명 베바시주맙)은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아바스틴은 스위스 다국적 제약사 로슈가 개발한 대장암·비소세포 폐암 표적항암제다. 임상 3상은 전이성 또는 재발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678명을 대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과 SB8의 유효성과 안전성 등을 비교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다국적 제약사 MSD가 공동 투자해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SB9’(제품명 루수두나)은 FDA의 잠정 승인을 받았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의 ‘란투스’다. SB9은 FDA 심사에서 안전성과 효능 기준을 모두 충족했지만, 사노피가 MSD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 때문에 최종 승인은 받지 못했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1월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

황반변성 치료제 ‘SB11’(성분명 라니비주맙) 역시 임상 3상에 돌입했다. SB11은 로슈의 계열사 제넨테크와 노바티스가 공동 개발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로 안구 내 유리체에 직접 주사하는 의약품이다. 황반변성은 노년층 실명 원인 1순위로 꼽히는 안질환으로, 망막의 시세포가 집중된 황반에 변화가 생기면서 시력이 저하하고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임상은 2020년 2월께 종료될 예정이며,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종료 후 시판 허가까지 대략 2년이 소요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시밀러 개발로 기반을 다진 회사는 그간 쌓인 노하우를 기반으로 바이오 신약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첫 번째 신약인 급성 췌장염 치료제 ‘SB26’은 FDA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획득하고 최근 임상 1상에 돌입했다. 회사는 지난해 8월 일본 다케다제약과 바이오 신약 개발 공동 진행 계약을 체결하고 SB26 개발에 착수했다.

급성 췌장염은 췌장이나 이자에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심하게 괴사하면 다발성 장기 손상 및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0만 명당 약 20명꼴로 발생하고 있으며, 미국 24.2명, 영국은 5.4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알코올 소비가 늘고 진단 기술이 발달하면서 발병빈도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는 급성 췌장염 시장이 5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며, 2023년까지 연평균 3.5%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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