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머스크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면서 머스크의 부재라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이 현실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8일(현지시간) 머스크가 없는 테슬라가 어떻게 될지 짚어봤다.
SEC는 전날 머스크가 지난 8월 초 올린 테슬라 비상장화 트위터 트윗으로 투자자들을 오도했다며 고소했다. 그러면서 머스크가 기업 이사나 임원에 앉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머스크가 테슬라 CEO 자리에서 쫓겨날 가능성은 먼 미래의 일이지만 2분기 마지막 순간에 모두를 침울하게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테슬라는 2인자인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없어서 더욱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번 주말은 테슬라에 기뻐할만한 이정표가 세워질 수 있었다. 보급형 차종인 모델3 수천 대가 미국 전역의 고객들에게 인도될 예정이기 때문. 그러나 머스크를 둘러싼 드라마가 다시 무대 중심에서 펼쳐지고 있다.
로스 거버 거버가와사키 CEO는 “머스크가 사임하거나 CEO가 아니게 된다면 테슬라는 덜 매력적인, 지금과 근본적으로 전혀 다른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머스크의 비상장화를 둘러싼 갈팡질팡 트윗은 물론 최근 임원들의 잇따른 사퇴로 어려움에 놓였다. 가장 최근에는 글로벌 공급망 관리를 담당했던 리암 오코너 부사장과 글로벌 재무를 책임졌던 저스틴 맥어니어 부사장이 회사를 떠났다.
SEC의 고소와는 별도로 미국 법무부도 테슬라를 조사하고 있다.
테슬라 이사회는 전날 성명에서 “우리는 머스크와 그의 성실성, 리더십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며 “우리의 초점은 모델3의 지속적인 생산 확대, 고객과 주주, 종업원들에게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전날 트위터로는 이례적인 침묵을 지켰지만 이메일 성명에서 “SEC의 이런 정당화할 수 없는 행동에 매우 슬프고 실망했다”고 밝혔다.
테슬라 주주들은 올 봄 총회에서 회장과 CEO를 겸임하는 머스크의 역할을 나눠야 한다는 제안을 기각했다. 또 머스크가 테슬라에 계속 남아있도록 막대한 보상 패키지도 제공했다.
진 문스터 루프벤처스 공동 설립자는 “머스크가 CEO에서 축출될 가능성은 50대 50이지만 회사에 남을 확률은 95%”라며 “SEC 소송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는 이사회가 머스크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길 근거가 될 수 있다. 주주들은 머스크가 테슬라에서 계속 이런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자동차는 물론 에너지 산업에서도 태양광 발전과 대용량의 배터리를 통해 혁신을 주도하려는 야망을 품고 있다. 머스크가 현재 펼쳐놓은 대형 프로젝트는 한 두 개가 아니다. 테슬라는 중국에 공장을 세우려 한다. 전기트럭과 크로스오버 차량인 ‘모델Y’도 개발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량과 태양광 지붕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독립 자동차산업 컨설턴트인 마리얀 켈러는 “테슬라의 높은 시가총액은 머스크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100억 달러 이상의 부채가 있지만 현재 현금은 22억 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머스크는 그동안 월가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다.
데이비드 휘스턴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머스크가 없다면 테슬라는 현금을 소진하는 가운데 빚더미에 앉은 자동차 회사로 전락할 것”이라며 “당신이 잠재적 투자자라면 머스크가 없는 회사에 투자하고 싶겠는가. 개인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