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신공항 잔혹사…제주·김해·흑산도공항 모두 지연

입력 2018-09-2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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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부에서 결정된 김해 신공항, 제주 제2공항, 흑산도 공항 등 신공항 건설 사업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역 갈등 속에 표류하고 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영향력이 큰 현 정부의 특징이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추진에서 약점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소극적인 행보도 한몫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이달 19일 흑산도 공항 건설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으나 무산됐다. 흑산도 공항 건설 사업은 2016년 기본계획이 고시됐으나 국립공원위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다 현 정부에서 재추진에 들어갔으나 환경단체 등의 반대가 커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김해 신공항은 부산 가덕도 등의 경쟁 지역을 물리치고 2016년 6월 신공항 건설 계획이 확정됐다.

이달 기본계획 관련 중간보고서가 나왔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부산, 울산, 경남의 단체장들이 제대로 된 동남권 관문공항을 만들어야 한다며 계획 변경을 요구하면서 표류하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등은 이달 9일 자체적으로 실무검증단을 구성해 김해 신공항 건설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김해시에서는 안전성, 소음대책 등을 지적하고 나선 상태라 정상적인 추진이 어려울 전망이다.

제주 제2공항도 마찬가지다. 2015년 2월에 성산읍 일대에 건설하기로 발표했지만 지역주민, 환경단체들은 아예 입지 선정부터 잘못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건설 예정지의 안개 일수 등 통계 오류, 오름 훼손 가능성, 공군기지 설치 의혹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국토부는 이달 16일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2025년 완공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일각에서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진에어 조현민 갑질 사건, BMW 차량 화재사고 등에는 적극 나서면서 정작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SOC 건설 사업 갈등 해결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제주 제2공항의 경우 애초부터 입지 선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가 관가에서 돌고 있다”며 “이전 정부에서 정치 논리에 따라 결정되면서 발생한 문제들이 현 정부에서 본격적인 연구용역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불거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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