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가 17일부터 20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가스 박람회인 ‘가스텍(Gastech)’에 참가한다. 조선사로서는 세계 3대 가스 박람회로 꼽히는 이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LNG 관련 기술 홍보뿐만 아니라 수주 영업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스텍에서의 성과는 올해 하반기 조선사 수주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선박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정기선 부사장이 주원호 중앙기술원장을 비롯해 30여 명의 실무자를 이끌고 직접 박람회에 참가한다. 현대중공업은 19일 호그(Hoegh), 크누센(Knutsen) 등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테크 포럼(Tech Forum)을 개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해양공장 가동중단·희망퇴직 등 내부 악재를 마주한 가운데, 이번 박람회가 승계 작업을 진행 중인 정 부사장의 경영 능력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남준우 사장이 직접 나섰다. 남 사장은 앞서 14일 조선해양의 날 행사에서 “LNG는 삼성중공업이 강점 가지고 있는 만큼 중점을 두고 추진하려고 한다”고 발언하는 등 LNG선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삼성중공업이 상반기 수주 부진에 따라 연말까지 기존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LNG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스텍에서 명예회복이 가능할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대우조선해양은 선박기본설계를 맡고 있는 권오익 전무가 스페인으로 향했다. 권 전무는 서울대 조선공학과 출신으로 ‘LNG 기술 관련 통(通)’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가스텍에서 쇄빙 LNG선과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 중심의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야말 프로젝트 등 러시아 극동 지역 개발이 활성화하면서 쇄빙선(결빙해역에서 수역의 얼음을 부수어 항로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