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뇌·뇌혈관 자기공명영상법(MRI) 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으로 환자의 의료비 부담이 4분의 1 수준으로 경감된다. 또 뇌사자로부터 기증을 받아 손·팔 부위 이식이 이뤄지는 경우 관련 수술비용에 대해서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보건복지부는 13일 권덕철 차관 주재로 제1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이 같은 내용의 뇌·뇌혈관·특수검사 MRI 및 팔(수부) 이식술 건강보험 적용방안을 의결하고, 희귀난치질환 산정특례 관리방안 개선, 약제비 본인부담 차등제 대상질환 확대, 보험약제정책 관련 건강보험 국민참여위원회 개최 결과 등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우선 다음 달부터 뇌·뇌혈관(뇌·경부)·특수검사 MRI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적용 대상은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나 검사상 이상 소견이 있는 등 뇌질환이 의심되는 모든 경우다. 기존에는 뇌종양, 뇌경색, 뇌전증 등 뇌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MRI 검사를 하더라도 중증 뇌질환으로 진단되는 환자에 대해서만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이 때문에 지난해 기준으로 뇌·뇌혈관(뇌·경부)·특수검사의 MRI 비급여는 2059억 원에 달했다.
앞으로는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나 검사상 이상 소견이 없음에도 환자의 요청으로 MRI 검사를 실시하는 등 특수한 경우에만 비급여가 유지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환자는 검사 본인부담금이 기존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종별로 의원은 8만7937원, 병원은 11만472원, 종합병원은 14만3844원, 상급종합병원은 17만9517원의 본인부담이 발생한다.
MRI 급여화로 인한 병원의 손실을 보전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됐다. 신경학적 검사 및 중증 뇌질환 수술에 대한 보험수가가 개선된다. 중증환자 대상 복합촬영 시에는 수가 사전 200% 제한이 완화한다. 이에 따라 MIR 검사를 수익 증대가 아닌 치료를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했던 의료기관들은 급여화로 인해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MRI 보험수가에서 판독료의 비중이 커진다.
아울러 손상이나 기타 질병 등의 이유로 손·팔이 절단된 경우, 뇌사자로부터 기증된 손·팔을 이식하는 수술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약 4000만 원의 수술비용을 본인이 전액 부담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본인부담이 200만 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은 “손·팔의 이식 사례가 많지는 않으나 의학적 유효성이 확인되고 제도적 정비가 이루어진 만큼 신속하게 건강보험을 적용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의료비 경감을 위해 의학적으로 입증된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건강보험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희귀난치질환의 본인부담을 외래·입원과 관계없이 10%로 낮춰주는 산정특례제도 대상질환에도 소이증 등 100개 질환이 추가된다.
이 밖에 약제비 본인부담 차등제 대상질환을 확대한다. 이 제도는 경증질환의 대형병원 쏠림을 개선하기 위해 약제비 본인부담률을 의료기관 종별로 차등하는 제도다. 현재 고혈압, 당뇨병 등 52개 질환에 대해 적용되고 있으며, 이르면 11월부터 100개 질환으로 확대된다. 확대 대상은 중이염, 티눈, 결막염 등 48개 상병과 현재 52개 상병 중 제외됐던 하위상병 중에서 백선증 중 손발톱백선, 만성비염 등 비교적 중증도가 낮은 일부 상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대상질환의 확대로 비교적 가벼운 질환은 의원을 이용하고, 대형병원에서는 중증진료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완화시키고 지역사회 내 일차의료 활성화와 더불어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