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4년 만에 ‘더클래스 1933’과 ‘더클래스 33’을 출시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두 제품 모두 알코올 도수가 33도로 국내 위스키 중 최저 도수라는 점이다.
현재 국내 위스키 시장은 부드러운 맛과 향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따라 저도주 트렌드가 지속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전체 위스키 시장이 5.4% 감소한 것에 비해 저도 위스키 시장은 25.5%나 성장했다. 특히 골든블루가 2009년 국내 최초로 36.5도의 저도주를 선보이며 위스키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자 디아지오와 페르노리카코리아 등 글로벌 경쟁사들까지 저도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신사업개발센터 등 생산부문을 총괄하는 박태영 부사장의 지휘 아래 4년간 노력한 끝에 한국인 입맛에 가장 잘 맞는 국내 최저 도수의 위스키를 만들었다. 위스키 개발 및 블렌딩 과정에는 93년 전통의 스코틀랜드 디스텔사의 ‘위스키 마스터’ 커스티 맥컬럼과 함께 이례적으로 국내 최고 전·현직 위스키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를 통해 한국인이 선호하는 부드러운 맛과 향, 최적의 목넘김을 구현해냈다.
박 부사장은 위스키 외에 맥주와 소주 시장에서도 변화를 주도했다. 수입 맥주에 치여 수년째 부진한 맥주 사업의 회생을 위해 발포주를 도입했다. 작년 4월 ‘1만 원에 12캔’이라는 가성비를 앞세운 ‘필라이트’는 출시 6개월 만에 1억 캔, 1년 만에 2억 캔 판매를 돌파하는 등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올해 4월 필라이트 메가 브랜드 육성 계획에 따라 후속으로 내놓은 ‘필라이트 후레쉬’도 필라이트 판매 속도보다 2배 이상 빠르게 팔려 출시 두 달여 만에 3000만 캔을 돌파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러한 성과가 맥주의 주 소비처인 요식업이 아니라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가정 시장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큰 것으로 평가한다.
종전보다 도수를 0.6도 낮춘 17.2도의 소주 ‘참이슬 후레쉬’도 같은 달 출시했다. 하이트진로는 저도화 추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1년 사이 소비자의 도수 선호도가 크게 하향된 점에 주목, 2년간의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각적인 테스트와 분석을 진행해 도수를 낮췄다.
패키지도 기존 직사각형 라벨 대신 이슬을 형상화한 이형 라벨을 적용해 차별화하면서 새로운 참이슬은 99일 만에 5억 병 돌파라는 리뉴얼 이후 최단기간 판매 기록을 세웠다. 2분기 전체 참이슬 판매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7.5%가량 증가했다. 소주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소주 도수를 낮추자 경쟁사인 롯데주류는 ‘처음처럼’ 도수를 17.5도에서 17도로 낮추는 등 저도화 대열에 합류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박 부사장이 아무래도 젊은 세대이다 보니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며 “하이트진로가 종합주류기업이라고는 하지만 그간 위스키는 구색만 갖춰진 수준으로, 이번 신제품 출시는 저도주 트렌드에 맞춰 앞으로 위스키 사업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