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 고갈론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연금의 재정 건전성이 유럽보다 양호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장훈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금소진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저부담ㆍ고급여라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며 "인구는 줄고, 경제적 여건도 악화돼 기금 소진 시기가 더 빨라졌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연금 보험료는 9%다. OECD 평균인 18.4%의 절반이다. 이에 반해 소득대체율은 39.3%로 OECD 평균(40.6%)에 버금간다.
최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도 재정 불균형 상태지만 소진 시점이 약 40년 이후여서 제도 개선을 통해 재정 불안정을 완화해 갈 시간적 여유가 있다"며 "2003년 1차 재정계산을 했을 때 소진시점이 2047년이었으나, 지금은 제도 개선을 통해 소진 시점이 2060년으로 연장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정 건전성도 선진국보다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라며 "주요국의 GDP 대비 공적연금기금 적립비율을 보면, 일본(25.8%), 미국(15.4%), 프랑스(2.5%), 독일(1.1%) 등보다 우리나라(32.8%)가 더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ㆍ급여액 감액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독일의 경우 30년에 걸쳐 보험료가 2.7%포인트 변경됐다. 아울러, 노후의 안정적인 소득보장을 위해 공적 부분은 기본적 노후소득보장을, 사적 부분은 적정 노후소득보장을 담당하는 역할 분담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연구위원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퇴직연금, 그리고 개인연금의 다층 체계를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 설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