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사실 서울의 부동산 시장이 상승장이었다는 것, 이것이 첫 번째 이유였습니다.”
52만 회원, 일일 방문자 500만을 자랑하는 ‘붇옹산의 부동산스터디’는 국내 최대 규모의 부동산 커뮤니티다. 2006년 이 네이버 카페의 문을 연 ‘붇옹산’ 강영훈 대표는 최근 카페 활동량 통계를 연일 공개하면서 화제가 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용산 개발 계획을 보류하기로 발표한 다음 날인 27일에는 하루 방문객이 551만 명으로 카페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성장 요인인 상승장이 다시 재현되면서 카페도 함께 도약하고 있는 셈이다.
관리자만 볼 수 있는 정보인 카페 활동량 통계를 대외에 공개하는 이유는 부동산 시장의 현재를 비춰보는 동행지표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강 대표는 “7월부터 가입 회원 수, 게시글 조회 수, 게시글 작성 수, 댓글 수 등이 증가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과열 양상이 카페의 활동량에서도 보이기 시작했다”며 “카페의 활동량을 통해 시장이 과열될지, 과열이 진정될지 등을 그날그날의 트래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거래가 활발했던 3월에 카페 활동량은 급격히 늘었다가 점차 잠잠해졌고 서울 집값이 다시 고개를 든 7월부터 급증하는 양상이다.
강 대표는 부동산뿐만 아니라 정보가 공유되는 플랫폼에 관심이 많다. 때문에 몸집이 커지면 산으로 갈 수 있는 ‘커뮤니티’의 특성을 부동산에 집중하도록 운용할 수 있었다. 특정 회원들만의 전유물이 되지 않도록 친목 모임을 금지한다거나 분쟁이 일어나기 쉬운 정치 등의 주제는 자제하도록 만든다. 1년 전부터는 ‘붇옹산TV’라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난다. 강 대표는 “모바일 시대가 오면서 국내 검색시장을 독점하는 네이버가 점유율을 잃고 뒤처지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이 있었다”며 “네이버 밖에서도 나의 공간을 만들자고 생각했고 기왕이면 다른 관점에서 검색 주도권을 가진 구글 기반의 유튜브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붇옹산’이 부동산에 끌린 것은 투자 목적보다는 공부가 재밌어서였다. 카페를 처음 연 목적도 재개발에 대해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 놓기 위해서였다. 여전히 그는 투자보다 공부가 좋다. 자신이 성공한 부동산 투자자로 보이냐고 아내에게 물었다가 핀잔을 들었다는 그는 최고의 성공 투자로 지금 살고 있는 집을 꼽는다. 강 대표는 “가격이 많이 올랐다거나 사람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아주 살기 좋은 아파트는 아니지만 내가 맘 편히 살 수 있고 굳이 이사할 필요 없는 집의 안정감이 좋다”며 “대단지는 아니지만 도심권의 적당한 환승역세권 중형 아파트이기 때문에 노년에는 임대 수익을 받으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