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톺아보기] 부광약품, ‘버추얼랩’ 중심 신약 개발로 위험부담 줄여

입력 2018-08-2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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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R&D에 매출액 20% 업계 평균 9%보다 2배 이상 높아…OCI와 합작사 등 파이프라인 확보 순항

부광약품이 업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 투자로 미래 성장동력을 차근차근 확보하고 있다. 국내·외 연구기관과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한 파이프라인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매출 1507억 원을 낸 중견기업 규모의 제약사이지만 매출액의 20.1%에 달하는 303억 원을 R&D에 투자했다. 상장 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평균이 9% 수준인 것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R&D 비용으로 따지면 5년 전인 2012년(147억 원)과 비교해 갑절로 확대됐다.

회사는 유망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외부에서 도입해 개발하는 ‘버추얼랩’ 모델을 활용해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지금까지 도입한 파이프라인은 주로 임상단계에서 효능 부족으로 실패한 파이프라인이나 이미 출시된 약의 새로운 기전을 찾아 새로운 적응증에 대해 신약개발을 진행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렇게 하면 부작용 위험을 줄여 임상 성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최근에는 화학·에너지 전문 기업 OCI와 지분비율 1대 1로 합작사를 설립했다. 이 역시 R&D 비용을 줄이면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박시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부광약품은 수익으로 R&D를 지속하는 안정적인 신약개발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며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투자하면서도 지난해 기준 5.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점에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부광약품이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당뇨 치료제 ‘MLR-1023’과 레보도파 부작용 치료제 ‘JM-010’이다. MLR-1023은 린 카이네이즈(Lyn kinase)를 표적으로 하는 신기전의 약물로 인슐린 분비 증가 없이도 혈당을 떨어뜨린다. 미국 멜리어로부터 기술을 도입했으며, 부광약품이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판권 전체와 일본 판권 50%를 보유하고 있다.

멜리어의 발표에 따르면 MLR-1023은 100mg 투여군에서 주요 종결점인 식후 혈당의 유의한 차이가 확인됐다. 전 임상과 2a상을 통해 먼저 출시된 당뇨 치료제보다 인슐린 민감도를 증가시키고, 인슐린 없이 혈당 감소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별다른 부작용이 보고된 바 없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은 환자들이 약제를 장기 투여해 부작용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부작용이 적고 인슐린 민감도를 개선시킬 수 있다면 효과가 다소 낮더라도 시장 안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한다.

부광약품은 미국과 한국에서 MLR-1023의 임상 2b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설계에 따라 11월 투약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2019년 중순 주요 학회에서 임상 결과를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JM-010은 파킨슨병 치료제 레보도파의 장기 투여에 따른 부작용을 치료하는 파이프라인이다. 부광약품이 지분 100%를 보유한 콘테라파마가 개발 중이며, 유럽을 제외한 지역의 권리는 부광약품이 보유하고 있다.

레보도파는 일반적으로 파킨슨병 환자들의 진행 완화를 위해 처방된다. 5년 이상 복용한 환자의 50%에서 근육경직, 의도치 않은 근육 움직임, 경련 등 운동장애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당한 부작용이지만 레보도파를 대체할 수 있는 처방약이 없어서 부작용을 해결하는 약의 수요가 높다.

JM-010은 경구투여제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임상 2a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다만 이미 출시된 두 가지 의약품의 복합처방을 통해 임상을 진행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결과나 작용기전은 공개되지 않았다. 연내 미국과 유럽 임상 2상을 개시할 계획이다.

이밖에 부광약품은 제형 개발 전문 자회사 다이나를 통해 ‘SOL-804’를 개발하고 있다. 약물 전달기술을 이용해 기존 전립선암 치료제 ‘자이티가’의 복용편의성을 개선한 파이프라인이다. 내년 1분기 임상 1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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