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행정안전부가 제공하는 오픈 데이터 분석 결과 7월 한 달간 전국에서 폐업한 세탁소(5~10인 기준)는 총 194곳으로, 2011년 1월 이후 7년 새 가장 많은 폐업 수를 기록했다. 국세청이 지난해 발간한 ‘2016 국세통계연보’에서는 세탁소와 미용실 등이 창업 업종 1위로 뽑힌 것과 대조적이다. 불과 2년여 만에 창업 업종 1위에서 폐점 최다 업종으로 상황이 뒤바뀐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무인 빨래방 등 개인이 편리하게 세탁할 수 있도록 하는 대체 사업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빨래방 시장은 1인 가구의 증가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무인 창업 열풍이 거세지면서 나날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소확행’을 원하는 소비자들에 맞춰 빨래방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거나 고급 세제 및 기계를 강조하는 등 업계의 차별화 전략도 치열해지고 있다.
라면 시장도 소비 변화 바람이 거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 1분기 봉지라면 매출은 33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성장하는 데 그친 반면, 컵라면은 2034억 원으로 7.5% 성장했다. 특히 과거에는 계절에 따라 라면 시장 규모의 차이가 컸던 데 비해 2015년 이후 줄곧 계절별 격차가 줄고 있다. 지난해 분기별 매출은 5200억~5300억 원 수준으로 고른 모습을 보였다. 이는 비빔면, 막국수, 쌀라면, 중화풍 라면 등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진 데 따른 것이다. 상품의 다양성은 개인 스스로의 선택을 중요하게 여기는 최근의 풍토와 맞물려 시장 확대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정수기 업계에선 ‘셀프관리형’ 정수기가 관심을 끌고 있다. 쿠쿠는 올해 1~5월 ‘인앤아웃 직수 정수기’의 필터 셀프 교체형 상품을 선택한 렌털 수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고 밝혔다. 셀프관리형은 필터 교체 담당자의 방문을 기다릴 필요 없이 소비자가 4개월에 한 번씩 필터를 배송받아 직접 교체하는 상품으로, 시간 절약과 편의성 모두에 강점을 띠고 있다. 쿠쿠 관계자는 “1인 및 맞벌이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만큼 현대인의 소비 트렌드를 폭넓게 고려한 셀프 교체형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더 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주 52시간 근무제로 퇴근시간이 앞당겨지고 휴일이 정례화되면서 즉흥 여행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인터파크투어가 20~50대 남녀 3518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국내 여행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 선호 여행 기간을 2박 3일로 고른 응답자는 전체 45%로 1위였고 1박 2일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들은 ‘하루 이틀 정도 연차를 쓰고 다녀오기 좋아서’, ‘퇴근 후 급여행 등 당일 여행이나 일박하기 좋아서’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인터파크투어 관계자는 “워라밸 열풍에 힘입어 올 하반기에는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국내 여행이 각광받으며 가족여행객과 ‘즉행족’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퇴근 후 가까운 호텔에서 즐기는 호캉스, 하루 이틀 연차를 쓰고 떠나는 단기간 여행 수요가 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관련 프로모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