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CPTPP 가입은 대일(對日) 시장 개방 확대의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자칫 우리 제조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주요 제조업 협회·단체 관계자 대상으로 진행한 ‘CPTPP 제조업계 의견수렴 간담회’에서 수출 시장 확대를 위해 CPTPP 가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그러나 CPTPP 가입 시 대일 시장개방에 따른 손실을 우려하는 참석자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등 상품성이 우수한 일본 제품에 대해 관세 문턱을 낮추게 되면 국내 소비자 후생이 좋아질 순 있겠지만 반대로 우리 기업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CPTPP는 일본, 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멕시코 등 11개 국가가 참여하는 아태지역 메가 FTA다. 원래 명칭은 TPP(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였으나 미국이 지난해 1월 공식 탈퇴하면서 CPTPP로 바뀌게 됐다.
CPTPP 11개 회원국은 공산품 등 모든 품목에 대해 30년 내에 95~100%의 관세 철폐율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우리나라는 CPTPP 회원국 중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9개 국가와 FTA를 체결(관세철폐율 98~100%)했다.
멕시코의 경우 우리 정부가 양국 간 FTA 체결에 준하는 태평양동맹 준회원 가입을 추진하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한국의 CPTPP 가입은 일본과 FTA를 맺는 것과 다름이 없다.
CPTPP 가입 시 매년 2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의 대일 무역적자가 증폭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CPTPP에 한국이 참여할 경우 대일 수입이 급증해 무역적자액이 226억 달러 더 늘 것으로 추산됐다.
정재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와 달리 TPP에 탈퇴한 미국과 한국이 CPTPP에 참여할 경우 한국의 대일 무역적자는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이에 따라 미국의 CPTPP 가입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협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서병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