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개월만에 10원 넘게 급등했다. 장중 한때 1130원을 터치하는 모습이었다.
터키발 불안이 유럽은행들의 익스포저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영향을 받았다.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한 것은 물론 유로화와 파운드화까지 약세를 보였다. 반면 달러화는 강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에 추가 제재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터키에도 미국인 목사 구금에 대응해 제재를 취한 바 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터키발 우려가 유로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 메이저통화인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영향을 받자 원화도 이에 연동했다고 전했다. 최근 원화가 대외재료에 의해 좌우되는 가운데 포커스가 위안화에서 터키 등 신흥국 지정학적 불안으로 옮겨간 느낌이라고 밝혔다. 터키발 이슈 진행여부에 따라 안전자산선호 심리가 계속될지 되돌림할지 결정될 것으로 봤다. 다만 현재까지는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흐름에 변화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장중에는 1130.0원까지 올랐다. 이는 3일 장중 기록한 1130.3원 이후 처음으로 1130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1124.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23.6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었다. 장중변동폭은 6.4원이었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2.8/1123.3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6.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신흥국 통화 위험에 연동한 하루였다. 터키 리라화와 러시아 루불화는 정치불안에 약세를 보였고 달러화는 강했다. 특히 터키 불안감이 유로존 익스포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로 유로화가 크게 빠진게 영향을 줬다”며 “원화는 그동안 신흥국 위험에 반응하지 않았었다. 반면 오늘은 신흥국 위험에 메이저통화인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영향을 받자 원·달러에도 영향을 미친 모습”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원·달러 환율이 외부요인에 휘둘리고 있다. 다만 그 동력이 위안화에서 신흥국 통화로 옮겨간 느낌”이라면서 “어제까지만 해도 시장참가자들이 리라화와 유로화의 급변동을 예상치 못했다. 미중간 무역전쟁과 미국의 터키 및 러시아 제재 등에 주목하면서 짧게짧게 대응해야 할 것 같다. 그간의 학습효과도 있어 최근 원·달러 하락추세가 바뀌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어젯밤 미국에서 터키와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면서 신흥국 정정불안 이슈가 불거졌다. 오전까지만해도 네고물량이 나오며 강보합으로 진행됐는데 오후들어 ECB가 터키 불안으로 유럽은행 익스포저에 불안 요소가 있을수 있다고 제기하면서 유로화가 급락했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원·달러도 동반해 쪽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 마감후엔 추가 약세흐름을 보이진 않고 있다. 터키와 유럽 정정불안 이슈가 어떻게 마무리될지에 따라 위험회피 심리가 더 작용할지 아닐지를 가늠할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17엔(0.15%) 오른 111.10엔을, 유로·달러는 0.0103달러(0.89%) 떨어진 1.1466달러를, 파운드·달러는 0.0068달러(0.53%) 하락한 1.2788달러에 거래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