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시장조사 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태블릿PC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감소한 3300만 대로 집계됐다. 또 다른 시장조사 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2분기 태블릿PC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4090만 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 기관마다 수치에서 차이는 있지만, 태블릿PC 출하량은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태블릿PC는 스마트폰과 비슷한 이유로 시장이 정체되고 있다. 태블릿PC는 이전 모델과 비교해 기능 및 디자인에서 큰 차별점을 두지 못하면서 교체주기가 길어졌다. 특히 태블릿PC 교체주기가 PC 교체주기와 비슷해지면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
태블릿PC의 침체는 디스플레이에서 가상의 키보드를 입력하는 방식인 슬레이트 태블릿 제품의 수요 감소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과거 슬레이트 태블릿은 스마트폰보다 넓은 화면으로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에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휴대성이 뛰어난 스마트폰의 화면이 커지기 시작했다. 펜을 탑재한 패블릿(Phablet)이 나왔고, 스마트폰도 기존 모델보다 화면 사이즈를 키워나갔다. 일부 스마트폰은 기존 화면 사이즈와 대화면 사이즈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태블릿PC는 기존의 스마트폰과 가까운 모습에서 좀 더 PC에 가까운 형태로 진화했다. 노트북처럼 물리적 키보드를 결합한 형태의 탈착식 태블릿PC 수요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고가의 비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PC나 노트북을 선택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태블릿PC는 다시 한번 위기를 맞고 있다. 일부 소비자는 비슷한 가격에 성능은 더 뛰어나고, 휴대성은 큰 차이가 없는 노트북을 더 선호하고 있다.
지테스 유브라니 IDC 연구원은 “키보드 탈착식 태블릿 시장은 MS와 애플의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들이 주도해왔고 최근 몇 개월간 성장이 둔화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며 “일반 소비자나 기업 고객 모두 키보드를 분리해 사용할 수 있는 태블릿PC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관련 제품들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분야 카테고리의 시장 전망은 밝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용 태블릿 수요는 줄어든 반면 기관용 수요는 성장하고 있다”며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들이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고려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출시되고 있는 저렴한 태블릿PC 제품의 스펙과 소프트웨어 성능이 향상된다면 소비자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애플과 화웨이는 태블릿PC 시장 위축에도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애플은 올해 2분기 태블릿PC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만 대 늘어난 1150만 대로 1위를 차지했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29.9%에서 올해 2분기 34.9%로 늘었다. 3위 자리에 오른 화웨이도 지난해 2분기 출하량 310만 대에서 올해 340만 대로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시장점유율은 8.2%에서 10.3%로 증가했다.
반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 출하량 600만 대에서 올해 500만 대로 출하량이 줄었다. 점유율도 15.6%에서 15.1%로 소폭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성능을 강화한 프리미엄 태블릿 신제품 ‘갤럭시 탭 S4’를 선보이며 시장 반격에 나섰다. ‘갤럭시 탭 S4’는 태블릿 최초로 ‘삼성 덱스’를 지원해 정교한 필기가 가능한 ‘S펜’과 함께 생산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4, 5위는 레노버와 아마존이 차지했다. 레노버는 지난해보다 20만 대 줄어든 200만 대를 출하해 시장점유율 6%를 기록했다. 아마존은 80만 대 감소한 160만 대를 출하하며 시장점유율 4.9%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