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필명) 김동원 씨의 댓글조작 공범 혐의로 포토라인에 섰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수사 착수 40여 일만에 정점에 다다랐다.
김 지사는 6일 서울 강남 특검 사무실로 출석했다. 특검은 김 지사를 이날 오전 9시 30분 업무방해 공범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날 특검은 댓글조작,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특히 김 지사에게 ‘드루킹’(필명) 김동원 씨 일당의 댓글조작 활동을 지시하거나 관여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캐물을 예정이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댓글조작 시스템인 ‘킹크랩’ 시연회에 참가하고, 댓글조작을 암묵적으로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김 지사가 지난해 12월 드루킹 측에 일본 총영사직을 제안하고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이 김 지사로부터 확인할 사항이 많은 만큼 조사는 늦도록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김 지사가 동명인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치열한 진실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특검은 드루킹(필명) 김동원 씨 등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회원을 비롯해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인 한모 씨, 김 지사 측에 인사청탁한 혐의를 받는 도모 변호사 등을 여러 차례 소환해 진술을 확보했다. 특히 김 지사 소환 직전인 4일 드루킹을 재차 소환하며 대비에 나섰다. 특검은 드루킹으로부터 입수한 이동식저장장치(USB)에서 확보한 메신저 내용 등을 바탕으로 김 지사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김 지사는 김 전 고검장을 앞세워 의혹을 해명할 방침이다. 김 지사는 소환을 앞두고 ‘특수통’인 김 전 고검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김 전 고검장은 김지사와 경남 진주 동향으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장검사, 부산지검 1차장검사, 서울고검 차장검사, 전주지검장, 대검 중수부장 등을 거쳐 대구고검장을 역임했다.
한편, 특검은 2일 김 지사의 창원 집무실, 관사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또 김 지사의 의원 재직 당시 국회 비서의 컴퓨터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날 연차를 냈던 김 지사는 연락을 받고 돌아와 휴대폰 2개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특검에 제공했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특검은 김 지사 측과 협의해 소환 일정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