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장품과 면세점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정유경<사진>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의 행보에 돌발 악재가 터졌다. 홈퍼니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키울 목적으로 인수한 중견 가구업체 까사미아가 라돈 파문에 휩싸인 것이다. 까사미아는 검사 의뢰부터 리콜까지 발 빠르게 대응했지만 당분간 안전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이번 문제를 풀어나갈 정 총괄사장의 해법에도 이목이 쏠린다.
까사미아는 6월 28일 고객의 컴플레인을 접수하고 다음 날 해당 상품을 회수해 7월 2일 전문기관에 안전성 검사를 의뢰했고, 10일에는 원안위에 신고해 성분 조사를 요청했다. 그 결과 ‘까사온 메모텍스’토퍼 1종의 13개 중 10개는 피폭 허용선량 범위 내에 있었으나 3개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판매 당시 옛 CJ오쇼핑(현 CJ ENM 오쇼핑부문) 방송을 통해서만 1만2395세트가 팔렸고, 이후에는 판매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인수하기 이전에 판매한 제품에서 라돈이 검출됐지만 정 총괄사장의 홈퍼니싱 사업 확장 계획에 차질을 빚을 변수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이번 사태를 바라보고 있다. 올해 1월 단행한 까사미아 인수는 정 총괄사장이 책임경영을 본격화한 뒤 첫 인수합병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정 총괄사장 역시 매출 1200억 원대의 까사미아를 5년 내 4500억 원으로 끌어올리고 2028년까지 1조 원대 메가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청사진도 그려놓고 있다.
하지만 홈퍼니싱 사업 강화를 추진한 지 1년도 안 돼 악재를 만난 셈이 됐다. 당시 제품 판매가는 약 35만 원으로 판매 수량을 고려하면 이번 사태로 까사미아가 입을 금전적 손해는 43억여 원 규모로 추정된다. 까사미아는 작년 말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60억 원, 79억 원에 부채비율은 31.4%에 불과하고 현금성자산도 124억 원가량 있어 리콜로 입을 손실 부담은 덜한 편이다. 하지만 대진침대 사태로 라돈에 대한 소비자의 공포감이 극심한 상황에서 불거진 이번 문제로 브랜드 가치 하락은 물론 신뢰도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까사미아가 오르내릴 정도로 ‘라돈 포비아’를 걱정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라며 “초기 대응은 무난히 잘 했지만 이번 사태의 후속 여파를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주요 제품이 아닌 데다 즉각적인 리콜 등 민첩하게 대응했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은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