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뮤직은 25일 이사회를 열어 CJ디지털뮤직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인수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500억 원대 중반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비율은 1대5.5766783이며, 합병기일은 오는 10월 10일이다. 합병대가로 신주 발행을 통해 CJ디지털뮤직의 100% 주주인 CJ ENM에 주식을 교부할 예정이다. 합병이 완료되는 KT는 최대주주(35.97%)를 유지하고, CJ디지털뮤직의 모회사 CJ ENM(15.35%)이 2대 주주로 올라선다. LG유플러스는 3대 주주(12.7%)가 된다.
최근 인공지능(AI) 플랫폼 경쟁이 심화되면서 디지털 음원이 확실한 킬러 콘텐츠로 자리매김하는 시점에서 이번 합병은 카카오 '멜론'의 독주를 깨기 위한 KT와 음원사업 매각을 고심하던 CJ 간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성상됐다.
지니뮤직은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1, 2대 주주인 이동통신사 기반의 음원 서비스 플랫폼이지만, 카카오가 운영하는 멜론에 그늘에 가려있었다. 멜론을 서비스하는 카카오M의 시장 점유율은 50% 이상으로 10년 연속(작년 기준) 온라인 음원서비스 만족도 1위 등 명실상부 국내 최대 음악 서비스다. 가입자는 현재 465만 명으로 알려졌다.
지니뮤직(250만 명)과 CJ디지털뮤직(60만 명)은 이번 합병으로 가입자수가 310만 명까지 늘어나 멜론과의 격차를 크게 좁힐 수 있다. 또 3위인 벅스와의 격차도 더 벌릴 수 있게 된다. 디지털음원시장은 가입자 수가 곧 경쟁력이다. AI 플랫폼과 연동해 서비스를 제공할 때 얼마나 많은 가입자를 갖고 있느냐가 서비스의 확장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지니뮤직은 프리미엄 디지털영상, 음원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내 1위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멜론에 선전포고를 날린 셈이다.
카카오M도 시장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M은 모회사 카카오와 지난 5월 합병을 결정했다. 오는 9월 출범할 합병법인은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 플랫폼인 카카오I, 멜론의 개발 및 운영 주체를 통합해 플랫폼 저변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멜론의 가입자를 카카오톡 기반으로 확대하고 콘텐츠를 풍부하게 해 문자와 영상 뿐만 아니라 음악으로까지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다양화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2016년 카카오M을 인수한 이후 많은 영역에서 서비스 결합 작업을 진행해 왔다. 멜론에서 카카오 계정 로그인 서비스를 제공해 편의성을 높였고, 카카오톡 프로필과 연동을 통한 음원 서비스도 제공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