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은 ‘사실무근’이다. 항공산업에 관심 없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을 전면부인했다. SK그룹 뿐만 아니라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다른 대기업들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역시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여전히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이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항공산업 자체의 매력을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SK, 한화, 신세계 등 인수 후보들로 거론되고 있는 대기업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면 M&A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의 매물 가치가 상당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SK그룹의 경우 그간 M&A(인수·합병)를 통해사세를 확장해왔다는 점에서 당장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부인하더라도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sk그룹은 금호타이어 매각 때도 인수설을 공식 부인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상당히 구체적으로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책은행의 한 관계자는 “sk그룹이 부채탕감 등을 전제로 인수안을 제시한 것은 맞지만, 현실성이 떨어져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쉽게 나서지 못하는 것은 특혜 논란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이번 정권에서 아시아나항공 혹은 진에어 등 항공사를 인수하더라도 정권이 바뀌면 특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매년 달라지는 정부 정책 리스크로 인해 기업 투자 심리가 많이 위축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오게 되면 인수 후보군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 항공업 특성상 외국 자본이 들어오기도 힘든 상황이어서 기존 항공사 혹은 국내 사모펀드(PEF) 정도가 인수 후보로 거론될 수 있다.
실제 사모펀드 업계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금호석화는 최대주주인 금호산업(33.47%)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지분(11.98%)을 보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현재 주가를 고려하면 금호석화가 보유한 지분에서 최대 3000억 원을 투자하면 아시아나항공 경영 참여가 가능해진다.
이와 관련해 금호석화 측은 “회사의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매수 제안이 들어온다면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은 있다”면서 “다만 선대회장이 다진 사업 기틀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