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사 중 사외이사 수가 가장 적은 농협금융지주가 연내 사외이사 1~2명을 더 뽑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감독 강화 분위기에 발맞춘 행보로 분석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현재 3명으로 구성된 사외이사 수를 연내 4~5명까지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올 초 금융감독원이 농협금융 지배구조 현장점검을 나갔을 당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사외이사 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구두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농협금융은 11월께 금감원 경영실태 평가를 앞두고 있다.
올해 1월 금감원이 9개 금융지주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배구조 운영 점검에서 사외이사 증원을 논의한 건 농협금융뿐이다. 농협금융은 올 초 신규 선임된 3명의 사외이사를 포함해 총 4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농협금융은 총자산 394조 원(1분기 연결기준)으로 KBㆍ신한ㆍKEB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에 속할 만큼 몸집은 크지만, 타사 대비 사외이사(KB 7명, 신한 10명, KEB하나 8명) 수는 절반도 안 된다. 농협금융 고위관계자는 “중앙회와의 조율을 통해 지배구조법 통과 이전인 하반기 안에 전향적으로 사외이사 수를 늘릴 방침”이라며 “4분기 종합검사 실시 등 금감원이 지배구조 강화에 중점 두고 있는 만큼 발맞춰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최근 ‘금융감독 혁신과제’에 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를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내년에는 금융회사 지배구조와 내부 통제를 전담하는 ‘전문검사역제’도 신설한다. 이와 함께 경영 실태를 평가할 때 사외이사 군의 다양성도 살필 계획이다. 지배구조 개선 이행 등을 살펴보는 금융회사 종합검사도 올해 안에 부활한다. CEO 선임 투명성 및 사외이사 독립성 제고 등의 내용을 담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 정부안도 다음 달 발의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은행과 관련된 전문성뿐만 아니라 법률·회계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폭넓게 알고 있어야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다”며 “덩치가 큰 농협금융이 타 지주사만큼 사외이사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하에 문제를 제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