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힌드라그룹이 쌍용자동차에 통 큰 투자를 단행한다.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에 향후 3~4년간 1조3000억 원을 추가 투자키로 하면서 쌍용차의 경영에 대규모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에 추가 투입하는 자금은 우선적으로 평택공장 등의 생산설비를 개선하는 데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가 올해 1분기(1~3월)까지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판매 확대에 박차를 가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간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 등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평택공장 라인이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는 탓에 생산설비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평택공장 1라인에서 1시간에 총 28대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현대차 공장이 각 라인에서 1시간당 평균 50~60대 생산하는 것의 절반 수준이다.
아울러 추가 자금은 생산설비 증대와 함께 쌍용차 수출 회복을 위한 해외 판로 개척에 쓰일 가능성도 크다. 세계 최고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 아직 진출하지 못한 데다, 그나마 힘을 받았던 중동에서도 정치적 문제로 판매 확대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쌍용차의 수출 실적은 2016년 상반기 2만3881대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만5605대까지 감소했다. 2년 새 34.6% 떨어진 셈이다. 일각에서는 쌍용차의 수출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만큼, 미국과 중국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한 뒤에는 맹점으로 꼽혔던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등 미래 차 경력 확보에 탄력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내년 말 회사의 첫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힌드라그룹은 지난해 3월 쌍용차 전기차 개발을 위해 1조 원을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투입한다고 약속한 자금은 지난해 3월 발표한 것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편 2009년부터 이어진 쌍용차의 해고자 복직 문제도 전환점을 맞았다. 문 대통령이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에게 해고자 복직 문제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기 때문이다. 최근 쌍용차 해고자들은 서울 대한문에 분향소를 설치하는 등 쌍용차에 전원 복직을 촉구해 왔다.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해고자 복직에 부담이 컸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마힌드라그룹이 이번에 투자하는 자금이 쌍용차 해고자 복직을 위한 비용으로 쓰일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