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선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이 제63차 세계중소기업협의회(ICSB) 총회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사람 중심·기업가정신’의 중요성과 이에 대한 국제적 경험 공유의 필요성을 전파했다.
28일 중기중앙회는 신 부회장이 이날 타이완 타이베이에서 개최된 제63차 ICSB 총회에서 직접 기조연설자로 나서 '한국 중소기업과 사람 중심·기업가 정신' 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고 밝혔다. ICSB는 중소기업의 발전을 목적으로 1955년 미국에서 설립된 학술 연구자 중심의 비영리 국제단체다. 현재 19개국에 위원회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회원들이 위치한 85개국을 매년 순회하며 학술대회를 개최해오고 있다.
이날 신 부회장은 2만달러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혁신과 더불어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을 기반으로 한 건강한 경제생태계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이를 위한 각국 중소기업들 간의 국제적 경험 공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부회장은 기조강연에서 세계은행(WB)이 2006년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에 진입한 후 장기간 정체기를 겪는 것을 ‘중간소득함정(Middle Income Trap)’이라 정의한 것에 빗대어 "한국경제는 2만 달러 수준에 머물러 3만 달러 시대로 진입하지 못하는 ‘신(新)중간소득함정’에 빠져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함정을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경제 주체들의 ‘혁신’과 더불어 ‘사람 중심·기업가 정신’의 정착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독일은 1인당 국민 소득이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에 도달하는데 6년, 일본은 4년, 스위스는 단 2년 걸린 반면, 우리는 2006년 2만 달러를 첫 돌파한 이후 12년째 3만 달러 수준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2006년 WB는 '아시아경제개발보고서'를 통해 개발도상국이 경제 발전 초기에는 순조롭게 성장을 하다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에 진입한 후 장기간 정체기를 겪는 것을 '중간소득함정'이라고 정의했다. 선진국 반열에 든 국가 중 1인당 국민소득이 2.5만 달러와 3.5만 달러 사이에서 장기간 정체 중인 대표적인 나라로는 우리와 더불어 일본, 이탈리아가 꼽힌다.
신 부회장은 "우리 경제는 혁신의 부재로 인해 신중간소득함정에 빠졌다"며 "경제 전반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기존의 '오너 중심'과 '비용 감축'을 우선시 하는 '사업 중심 기업가정신'에서 '직원중심', '동기부여를 통한 창의적사고 배양' 우선의 '사람 중심·기업가정신'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평소 공정거래 관행의 정착을 강조해온 신 부회장은 구체적인 실행방안과 관련해 “중소기업들이 대기업 걱정 없이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이 우선 구축되어야 비로소 개별 기업단위에서 ‘사람 중심·기업가정신'이 꽃피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같은 불공정 거래 근절과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등을 통해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시안적 비용절감을 위해 협력 중소기업의 납품단가를 후려치는 것이 결국은 품질 하락과 같이 네거티브적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는 것임을 대기업들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