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신세계, 인천공항 화장품·패션 사업권 독식…면세업계 3强 체제 재편

입력 2018-06-22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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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면세점이 인천공항 제1 터미널의 화장품과 패션 2개 면세 사업권을 모두 따내면서 국내 면세업계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관세청은 22일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열린 인천공항 제1 터미널 면세점 재입찰 특허심사위원회 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심사 결과를 확정했다. 신세계는 최종 후보에 오른 경쟁업체 신라를 제치고 롯데가 임대료 부담에 반납한 인천공항 면세매장의 향수·화장품과 탑승동을 묶은 사업권(DF1)과 피혁·패션 사업권(DF5)의 사업자로 뽑혔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두타면세점 4곳 중 신라와 신세계를 복수 후보로 선정해 관세청에 통보했다. 롯데가 지난 2월 임대료 부담을 이유로 반납한 인천공항 면세매장의 향수·화장품과 탑승동을 묶은 사업권(DF1)과 피혁·패션 사업권(DF5)의 사업자를 다시 결정하게 된 것이다.

롯데가 반납한 DF1, DF5 두 곳의 연 매출은 합쳐서 90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내 면세업계 총 매출 128억348만 달러(14조2200억 원)의 6~7%에 해당돼 신세계의 사업권 취득으로 시장 재편이 예상된다.

신세계의 지난해 매출은 1조8340억 원으로 국내 면세 시장 점유율 12.7%를 기록했다. 이번에 두 사업권 모두를 따내면서 신세계의 시장 점유율은 18.7%로 6%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권을 반납한 롯데가 35.9%, 신라 29.7%로 면세업계가 3강 구도로 바뀌게 됐다. 2012년 10월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면세점을 인수하면서 뒤늦게 면세사업에 뛰어든 신세계는 사업 시작 약 만 6년 만에 롯데, 신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셈이다.

신세계는 이번 입찰에서 DF1에 2762억 원, DF5에 608억 원을 써냈다. 각각 2202억 원, 496억 원을 써낸 신라보다 도합 670억 원이나 높은 금액을 제시하며 강한 사업 의지를 드러냈다. 높은 입찰가는 신세계의 사업권 취득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번 심사는 운영자 경영능력(500점),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250점),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20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50점) 등 1000점 만점으로 진행됐다. 특히 각 업체가 낸 임대료가 최종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공사 평가위원회 평가는 사업제안서와 가격심사 비율이 6대 4인데 비해, 관세청 심사는 이 비율이 1대 4로 완전히 뒤바뀐 것.

관세청의 경우 총 1000점 만점 중 비계량 중심의 자체평가(500점)를 제외한 인천공항공사로부터 받은 점수를 그대로 반영하는 500점을 가격 400점, 사업제안 100점으로 각각 배점했다. 이는 양사의 총점 및 항목별 점수 항목에서도 잘 드러난다.

DF1의 경우 관세청 자체평가 500점 중 호텔신라는 418.5점, 신세계디에프는 406.02점을 받았다. 그러나 500점이 배점된 운영자 경영능력에서 호텔신라는 397.10점, 신세계디에프는 473.55점으로 격차가 76.45점에 달해 총점에서 신세계디에프(879.57)가 호텔신라(815.60)을 크게 앞섰다.

DF5의 경우에는 신세계가 신라를 관세청 자체평가와 운영자 경영능력 모두에서 앞질렀다. 자체평가의 경우 신세계가 446.26점, 호텔신라는 434.38점을 받았다. 또 운영자 경영능력은 각각 433.82점, 373.13점으로 격차를 더욱 벌려 총점은 880.08점 대 807.51점으로 신세계가 사업권을 따내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높은 입찰가가 임대료 부담으로 이어져 신세계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승자의 저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신세계가 DF1과 DF5를 임대하며 5년간 내야 하는 총 임대료는 1조6850억 원에 달한다. 향후 여객이 늘어나는 정도에 따라 임대료가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신세계는 이러한 우려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규모의 경제’를 통한 바잉파워(구매력)를 키울 수 있고, 신세계면세점에 대한 브랜드 마케팅 등 부수적 효과가 더욱 큰 것으로 평가한다. 그동안 인천공항 면세점 판매 품목이 패션·잡화에 국한됐지만, 앞으로는 수익성이 높은 화장품까지 판매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더 의미 있는 것으로 본다.

신세계디에프 측은 “신세계가 인천공항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의지와 명동점을 비롯해 스타필드, 시코르 등에서 보여준 콘텐츠 개발 능력에 좋은 평가를 준 것 같다”며 “규모가 커진 만큼 업계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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