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인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인구 약 13억 명 규모의 인도는 미국과 중국 등 이른바 ‘G2 시장’의 대안으로 꼽힌다. 특히 집권 5년 차를 맞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과 자동차 보급에 힘쓰고 있어 재계는 ‘포스트 차이나’ 전략을 인도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10일 “인도의 굴삭기 수요 증가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내년 말까지 인도 푸네공장 생산능력을 연간 1만 대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 회사의 인도 공장은 8~34t급 중·소형 굴삭기를 연간 6000대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공장 증설을 통해 초소형부터 대형 굴삭기까지 판매 모델을 다양화해 인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5% 늘어난 2300여 대의 장비를 판매했다.
최근 본격적으로 수익성 강화에 나서고 있는 건설장비 업체인 두산밥캣 역시 인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스캇성철박 사장은 이달 초 인도 첸나이 백호로더(Backhoe loader) 공장을 찾아 현황을 점검했다. 회사 관계자는 인도 공장 인수와 관련해 “인도 내 유휴 설비를 인수해 신규 투자 위험성을 최소화하고 제품 생산 기간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밥캣은 이 제품을 내년 하반기까지 생산할 예정이다.
자동차 산업 역시 ‘포스트 차이나 전략’에 따라 시장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올 1분기 베트남에서는 이례적인 판매 기록을 세웠다. 현지기업 탄콩그룹과 합작한 현대탄콩은 1분기 판매량이 9353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부터 본격 판매가 이뤄진 이후 월별 판매량이 꾸준히 3000대를 넘어서는 등 판매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
인도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 해 330만 대의 자동차가 팔리는 인도는 한국 내수(약 180만 대) 시장의 2배에 육박한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인도에서 지난해보다 6.9% 증가한 13만8000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침체기를 겪고 있는 중국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1% 감소한 16만2000대를 팔았다. 인도 시장은 성장세를, 중국은 침체기를 겪으면서 두 나라 사이의 판매 대수 차이는 좁혀지고 있다. ‘포스트 차이나’ 시장으로서 인도의 중요성이 커지는 셈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인도는 정부 차원에서 사회간접자본 확충이 속도를 내면서 관련된 물자의 산업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