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정성스럽게 붓질을 시작한지 5분 남짓 지났을까. 손등에 계란 노른자 같은 사자 얼굴의 캐릭터가 뚝딱 완성됐다. 지난 1일 방문한 롯데월드 어드벤처 내에 있는 분장 및 의상 대여숍 ‘픽시매직(pixy magic)’에서는 간단한 캐릭터 그림을 포함해 헤어, 메이크업, 헤나 등 분장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시즌 축제와 어울리는 시즌 한정 분장 15종 등 총 40여종의 분장을 해준다.
‘마법의 요정’이라는 의미를 지닌 픽시매직은 롯데월드 어드벤처 지하 1층 정문 게이트로 들어가면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 SBS 특수분장팀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운영하는 상설 매장으로 지난달 25일 문을 열었다. 매장 문 앞에는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오리새끼’ 캐릭터 인형이 매장 분위기를 미리 알려준다. 매장 곳곳에는 롯데월드 어드벤처라는 테마파크 특색에 맞는 분장과 의상들이 마련돼 있는가 하면 SBS 특수분장팀이 직접 담당했던 드라마의 소품들도 눈에 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와 SBS 분장팀의 인연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6년 당시 롯데월드의 할로윈 축제를 기념해 처음으로 특수분장팀을 초대한 것이 상설 매장으로 이어졌다. 할로윈 축제의 특수 분장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분장을 담당하는 직원만 30명 가까이 필요할 정도였고, 대기 시간이 길게는 2시간이나 이어졌다고 한다. 현재 매장에 상주하는 분장팀 직원은 평균 5명으로 성수기와 비성수기에 따라 인원은 조정된다.
김봉천 SBS A&T미술본부 아트2팀장은 “2년간 롯데월드의 할로윈 축제가 우리 콘셉트와 잘 맞았다”며 “특히 롯데월드는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만큼 우리가 큰 기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매장이 문을 연지는 아직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깔끔했다. 이곳에선 교복, 드레스, 할로윈 콘셉트 등 200여벌 이상의 다양한 의상을 빌릴 수 있다. 대부분 SBS 분장팀이 이전에 촬영했던 드라마에서 소품으로 사용하던 의상을 가져왔다. 롯데월드에 어울리는 콘셉트의 의상은 직접 제작해 진열해 놓고 있다. 김 팀장은 “운영을 시작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아직 많은 사람이 오지 않지만 앞으로 학생 등 젊은층들이 매장을 많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대중적인 핑거 프린팅이나 핸드 프린팅도 준비돼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도 인기를 많이 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픽시매직은 단순히 사람을 꾸며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수십 년의 노하우를 활용해 픽시매직을 운영하는 김 팀장은 “분장은 잠시 자신을 숨기고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것들을 표출하는 장치”라며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들이 우리가 해준 분장이나 그림을 보고 좋아하면 더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꽃들 기자 flowerlsee@ 곽진산 기자 jins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