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3일 특허청에 ‘이노틱스(Innoetics)’란 상표권을 냈다. 삼성전자는 이번 상표권을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소프트웨어 △음성인식소프트웨어 △음성명령처리 및 음성명령에 대한 오디오 응답 생성용 컴퓨터 등으로 분류했다.
이노틱스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7월 인수한 그리스 스타트업 사명을 그대로 따 온 것이다. 이노틱스는 이미지·음성·얼굴 식별 기술 수준을 평가하는 글로벌 대회 ‘블리자드 챌린지’에서 2년 연속 최고의 TTS(Text-to-Speech) 업체로 선정됐을 만큼 해당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의 목소리도 만들어 낸다. 현재 다소 어색한 인공지능 목소리를 합성음성을 통해 더 사람처럼 만들 수 있다.
지난해 인수합병으로 삼성에 합류한 7명의 이노틱스 연구원들은 삼성의 음성인식 서비스를 고도화 하는 작업에 집중해 왔는데, 최근 관련 기술 내제화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AI ‘이노틱스’를 갤럭시 시리즈 차기작이나 빅스비 탑재 가전제품, 혹은 AI 스피커 등에 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노틱스’ 상표는 빅스비처럼 독자적인 애플리케이션 명칭이 될 수도 있고, 제품 내에서 AI 관련 특화 기능을 사용하는 기술명칭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노틱스의 가세로 삼성전자는 빅스비 혼자 힘겹게 싸우던 글로벌 AI 경쟁에서 한 층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아마존은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를 탑재한 ‘에코’ 스피커로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구글은 최근 개발자회의(I/O)에서 사람처럼 얘기하면서 예약까지 해내는 ‘어시스턴트’를 공개했다. 구글 역시 중국 내 AI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베이징에 ‘AI 중국 연구센터’를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 역시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전략적으로 AI 사업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영국과 러시아, 토론토 등 전 세계 5개국에 AI 연구거점을 확보했고, 2020년까지 TV 냉장고 세탁기 등 모든 가전제품을 인공지능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에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다면 중국 경쟁사들의 저가 공세를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노틱스 상표권을 등록한 건 맞지만, 관련해서 별도 서비스를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