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해 5억3900만 달러(약 5816억 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삼성전자는 즉각 “대법원 판결에 반하는 것”이라며 “모든 기업과 소비자의 창의력과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 결과를 얻기 위한 모든 선택지를 고려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IT매체 씨넷(CNet)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연방지법의 배심원단은 이날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디자인 특허 침해 손해배상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에 5억3900만 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해 5억3300만 달러(약 5754억 원)의 손해를 입혔다고 봤다. 여기에 기타 유틸리티 특허 침해에 따르는 530만 달러(약 57억1870만 원)의 배상금을 더 얹었다. 배심원단은 18일 심리 종료 이후 5일간의 숙고를 거친 끝에 이 같은 평결을 내렸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법정분쟁은 2011년부터 7년간 지속돼 왔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제품 제조 과정에서 애플의 디자인을 침해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2012년 삼성 측에 책임이 있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앞서 2015년 말 애플에 배상액 5억4800만 달러를 우선 지급했다. 이 가운데 이번 소송과 관련된 디자인 특허 침해 배상액은 3억9900만 달러에 달했다.
특히 이번 재판은 “일부 디자인 특허 침해 때 제품 전체 이익 상당액을 배상금으로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 때문에 성사됐다. 이에 대부분의 미국 전문가들은 삼성이 지불할 배상금 액수가 3억9900만 달러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해 왔다.
그러나 배심원들의 판단이 연방대법원 상고 전 삼성이 부과받은 배상금보다 더 늘어났다. 씨넷은 삼성전자가 이미 지급한 배상액을 넘어서는 추가분인 1억4000만 달러(약 1510억 원)를 더 지급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삼성과 애플은 향후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성명을 통해 이번 평결에 대해 “우리는 디자인의 가치를 진정으로 믿는다. 우리 팀은 끈질기게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왔고 우리 고객을 기쁨으로 만족시켰다. 이번 사건은 돈 이상의 문제다. 애플은 아이폰으로 스마트폰의 혁명을 일으켰고 삼성전자는 우리 디자인을 베꼈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