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의 사업권 반납에 따른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T1) 면세점 사업권 입찰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외 사업자의 막판 눈치싸움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번 사업자 선정은 상품과 브랜드 구성, 경영상태 등 사업제안서 심사 항목이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전의 여러 면세점 입찰 때와 마찬가지로 입찰 금액이 당락을 가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1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T1 DF1(향수·화장품)과 DF8(탑승동·전 품목)을 묶은 DF1 사업권과 DF5(피혁·패션) 사업권 등 2개 사업권에 대한 참가신청과 공개 입찰을 각각 23, 24일에 진행한다. 이번 T1 면세점은 사업제안서 60%와 입찰금액 40%로 평가가 진행된다.
사업제안서 세부 항목은 상품 및 브랜드 구성 계획(35점), 고객서비스 및 마케팅·매장운영 계획(30점), 경영상태·운영실적(15점), 매장 구성 및 디자인·설치 계획(10점), 투자 및 손익 계획(10점)으로 총 100점 만점이다. 여기에 입찰금액을 더해 고득점을 받은 2개 사업자에 대한 관세청 특허심사를 거쳐 늦어도 6월 중순까지는 사업자 선정이 완료되고 오는 7월부터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4개 사업권으로 지난해 올린 매출은 1조1209억 원이며 DF1과 DF5 두 구역의 매출은 1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년 국내 면세업계 총 매출이 13조 원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T1 인수를 통해 현대백화점과 두산, 갤러리아 등 후발주자들은 단번에 면세사업 규모를 키울 수 있다. 신라와 신세계의 경우에는 사업권을 따내면 상위 업체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사업제안서의 경우 신규 매장이 아닌 기존 매장을 이어받는 데다 공항 면세점 특성상 별도의 인프라 투자 등을 부각시키기 어려운 만큼 변별력이 떨어져 결국에는 입찰금액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적정 수준의 입찰 금액을 뽑아내는 데 전념하고 있다.
특히 최근 면세점 업체들의 실적 호조를 비롯해 한중관계 개선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귀환에 대한 기대감으로 입찰 경쟁이 과열될 경우 몸값이 지나치게 높아질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DF1와 DF5의 최저 입찰가격은 각각 1601억 원과 406억 원으로 2015년 입찰 때보다 30%, 48%나 낮아 수익은 적게 가져가더라도 사업권을 따내는걸 우선으로 여기는 사업자는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써낼 수도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2개 면세점을 합한 최종 낙찰가격이 3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면세 업체들의 실적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데다 사드 해빙으로 유커 귀환에 대한 기대가 커져 T1 면세점 매력도 재부각되고 있다”며 “입찰 경쟁이 과열돼 수익성에 해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예상도 있다”고 말했다.